가난한 이웃 곁에서 40년…이원돈 목사 은퇴
이 목사 사역, 마을목회 한 축 담당

20대 초반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 부천 약대동에 내려와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 곁에서 마을 목회를 이어온 이원돈 새롬교회 목사가 40년 사역을 마무리하고 14일 은퇴했다. 이 목사는 지역 도서관과 아동센터, 노인 활동, 마을 영화제 등을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건강한 마을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을목회’를 실천해 왔다.
새롬교회는 이날 경기 부천 교회 본당에서 창립 40주년 기념 행사 및 이 목사 은퇴 감사예식을 진행했다. 이 목사는 “새롬교회의 40년은 IMF와 코로나19라는 두 번의 재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새 길을 열어주신 시간이었다”며 “IMF 시기에는 마을을 만나게 하셨고, 코로나19 시기에는 흩어짐과 시련 가운데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 부천마을대학과 통합돌봄 사역을 시작하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새롬교회와 교우들, 약대동 주민들이 함께한 시간이 결국 합력해 선을 이루며 통합돌봄 시대를 여는 열매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의 사역은 한국교회 안에서 ‘마을목회’의 한 사례로 평가된다. 마을목회는 교회 성장을 목표로 지역을 대상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회가 마을의 구성원으로 들어가 돌봄과 교육, 문화, 일자리 등 지역 의제를 함께 풀어가는 목회 방식이다.
이 목사는 1986년 부천에서 처음으로 탁아소를 세우고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종일반을 운영했다. 1989년에는 작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던 약대사거리에 지역주민도서관 ‘약대글방’을 열었다. 이 공간은 현재 ‘약대신나는가족도서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1990년에는 공부방을 운영하며 방과 후 아동 돌봄을 시작했다. 이 사역은 현재 새롬지역아동센터의 토대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노인들의 마을 활동을 돕는 ‘은빛날개’를 만들었다. 2012년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맞춰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꼽사리영화제’를 시작했고, 2015년에는 약대동 교회들과 연합해 ‘꼽이심야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2024년부터는 통합돌봄 사역에도 힘을 쏟았다. 교회가 건물 안에 머물거나 교인 양육에만 그치지 않고 마을을 위한 돌봄과 관계망을 세워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현장에서 이어온 것이다.
이 목사는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86년 새롬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약대신나는가족도서관 관장, 부천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부천YMCA 시민포럼 운영위원장, 부천실업극복운동협의회 이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마을이 꿈을 꾸면 도시가 춤을 춘다’ ‘한국적 작은 교회론’ ‘촛불 민주화 시대의 그리스도인’ 등이 있다.
부천=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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