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트럼프 "이란 전쟁 끝"…호르무즈 해협 다시 열린다

뉴욕(미국)=황윤주 2026. 6. 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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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포함 모든 지역에서 종전
호르무즈 물동량 회복까지 시간 걸릴 듯
NYT "사실상 불안전한 휴전"
핵심 쟁점 '핵 프로그램' 후속 협상으로
이스라엘 불만…강경 입장 고수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종료하기로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전격 합의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완전한 종전이 아니라 60일간의 조건부 휴전과 후속 핵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로,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합의가 이제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면 승인하고 동시에 미국 해군의 봉쇄를 즉시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유 공급을 정상화하라, 석유가 다시 시장으로 흘러가게 하라(Let the oil flow)"고 적었다.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샤리프 총리는 "양측이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며 레바논 전선도 합의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공식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제네바로 직접 갈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파키스탄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가 막판 중재에 나서며 성사됐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미국과 이란 간 직접 충돌뿐 아니라 레바논 내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 중단도 포함됐다. 레바논 문제는 그동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별도 사안이라며 제외를 요구했던 핵심 쟁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물동량 회복까지 시간 걸릴 듯

이번 합의로 미국과 이란은 서로의 봉쇄 조치를 종료하고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란은 선박 통항에 별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고,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기로 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지는 미지수다. 악시오스는 기뢰 제거, 항로 안전 확보, 손상된 인프라 복구 등 실무적 작업이 남아 있어 실제 물동량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호주달러는 약 0.5%, 유로화는 0.3% 상승했다. 시장은 호르무즈 재개방이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미국 물가 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리스크 존재…핵심 쟁점 후속 협상으로 넘겨

그러나 외신들은 이번 합의를 '전쟁 종료'보다는 '불안한 휴전'으로 평가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가 사실상 기존 휴전을 60일 연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쟁점 대부분이 후속 협상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이슈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미국과 이란은 향후 60일간 별도 기술협상을 통해 우라늄 농축 제한,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핵시설 동결, 국제 사찰 및 감시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핵무기 제조 수준에 근접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downblend)하거나 해외 반출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제재 완화와 해외 동결자산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이 적대행위 중단, 해상 봉쇄 해제, 동결자산 해제 등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는지 먼저 검증한 뒤 최종 합의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이번 양해각서는 적을 신뢰한다는 뜻이 아니다"며 "미국의 약속 이행 여부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완료" 선언과 달리 이란은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막판까지 우여곡절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핵물질 제거와 농축 능력 해체 없이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내 강경파 역시 이번 합의가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을 벌어준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우방국인 이스라엘의 불만에도 종전 협상 체결을 서두르는 이유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합의는 정치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기전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부담이었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트럼프는 전쟁 종료를 선언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더 큰 충돌을 막기 위한 60일간의 유예가 시작됐을 뿐이다. 향후 핵 협상 결과에 따라 중동 정세는 다시 급변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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