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은 싫고 한동훈은 왠지…” 이 틈 파고드는 오세훈

김규태 2026. 6. 15. 0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극적 생환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의원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선거 때 당과 거리를 둬 온 오 시장이 ‘여의도 스킨십’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내 우군을 확보하려는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선거가 끝난 이후 30명에 이르는 의원들과 차례로 식사 일정을 잡고 있다. 이달 말에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관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오 시장을 방어해 준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각각 만찬이 예정돼 있다. 참석 대상에는 고동진·서범수·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는 물론 김은혜·윤재옥·엄태영·최수진·박수민·박충권 의원 등 계파를 가리지 않는다.

5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 박수민(왼쪽), 박충권 의원이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폭행 사건의 의혹이 쓰여진 손팻말을 떼어내고 있다. 이날 행안위는 GTX-A 노선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과 감사의 정원에 대한 현안 질의를 위해 열렸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폭행 사건 의혹 제기와 민주당 의원들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시장 재직 당시 철근 누락과 부실 공사 은폐 의혹이 충돌하면서 서울시장 선거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서명옥·이달희·한지아 등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6명과도 식사 일정을 잡았다. 해당 상임위는 선거 국면에서 정원오 후보의 과거 주폭 논란을 제기했었다. 오 시장 선대위 고문을 맡았던 권영세·나경원 의원 등과는 별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당선에 도움을 준 의원들과 그룹별로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에는 박찬구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국회로 보내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축하난을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최대한 빨리 오 시장과 만나 식사하기로 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엔 수십 명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백브리핑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당 내에서는 “오 시장이 당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영남 중진 의원)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는 장 대표를 겨냥해 “사퇴하라”며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미루는 등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고,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 대신 하얀색 점퍼를 입기도 했다.

그랬던 오 시장이 당과의 접촉면을 넓히자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내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란 관측이 많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전화면접조사)한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9%로 1위였다. 이어 한동훈 무소속 의원 8%,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7%, 김민석 국무총리 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3%,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2% 등이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오 시장이 확실한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건 부정할 수 없게 됐다”며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던 원내 세력을 확대하려는 차원에서 당내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에서 친오세훈계로 평가받는 인사는 권영진·김재섭·조은희 의원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동훈 무소속 의원(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의원들 사이에선 선거 이후 오 시장의 당내 정치적 공간이 커졌다는 말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의 경우 사퇴 압박이 커지며 설 자리가 좁아진 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해선 여전히 옛 친윤계와 당 주류의 반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장동혁한테는 마음이 멀어지고, 한동훈은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원 상당수가 오 시장에게 기대를 하는 건 사실”이라며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포섭하느냐에 따라 오 시장의 보수 진영내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