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은 싫고 한동훈은 왠지…” 이 틈 파고드는 오세훈

6·3 지방선거에서 극적 생환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의원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선거 때 당과 거리를 둬 온 오 시장이 ‘여의도 스킨십’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내 우군을 확보하려는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선거가 끝난 이후 30명에 이르는 의원들과 차례로 식사 일정을 잡고 있다. 이달 말에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관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오 시장을 방어해 준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각각 만찬이 예정돼 있다. 참석 대상에는 고동진·서범수·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는 물론 김은혜·윤재옥·엄태영·최수진·박수민·박충권 의원 등 계파를 가리지 않는다.

오 시장은 서명옥·이달희·한지아 등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6명과도 식사 일정을 잡았다. 해당 상임위는 선거 국면에서 정원오 후보의 과거 주폭 논란을 제기했었다. 오 시장 선대위 고문을 맡았던 권영세·나경원 의원 등과는 별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당선에 도움을 준 의원들과 그룹별로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에는 박찬구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국회로 보내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축하난을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최대한 빨리 오 시장과 만나 식사하기로 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엔 수십 명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당 내에서는 “오 시장이 당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영남 중진 의원)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는 장 대표를 겨냥해 “사퇴하라”며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미루는 등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고,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 대신 하얀색 점퍼를 입기도 했다.
그랬던 오 시장이 당과의 접촉면을 넓히자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내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란 관측이 많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전화면접조사)한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9%로 1위였다. 이어 한동훈 무소속 의원 8%,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7%, 김민석 국무총리 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3%,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2% 등이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오 시장이 확실한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건 부정할 수 없게 됐다”며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던 원내 세력을 확대하려는 차원에서 당내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에서 친오세훈계로 평가받는 인사는 권영진·김재섭·조은희 의원 정도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의원들 사이에선 선거 이후 오 시장의 당내 정치적 공간이 커졌다는 말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의 경우 사퇴 압박이 커지며 설 자리가 좁아진 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해선 여전히 옛 친윤계와 당 주류의 반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장동혁한테는 마음이 멀어지고, 한동훈은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원 상당수가 오 시장에게 기대를 하는 건 사실”이라며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포섭하느냐에 따라 오 시장의 보수 진영내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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