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조별과제 ‘대참사’…6세대 전투기 좌초, 독일이 꺼낸 초강수 [밀리터리 브리핑]
‘조별과제’의 저주인가. 유럽에서 추진하던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 중 프랑스·독일·스페인의 FCAS 프로그램이 프랑스 닷소와 독일 에어버스 사이 업무 분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공식적으로 무산했다. 독일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F-35 추가 도입, 영국 주도 GCAP 가입, 그리고 자국 업체들을 통한 독자 개발 등 여러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그 와중에 독일 업체들은 ‘팀 젠 6’이라는 개발 컨소시엄을 준비하면서 독일 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①독일, 프랑스와 6세대 전투기 개발 무산된 뒤 대책 마련 중
6월 9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매체 슈피겔이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독일·프랑스·스페인 합작 미래 항공전투 시스템(FCAS)프로그램 중 업체 간 업무 분담 미합의로 추진이 지연하던 핵심적인 전투기 개발이 무산했다고 보도했다.

프리히디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에어버스와 닷소가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메르츠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양국이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한다. 양국 정부는 다양한 무기 체계, 플랫폼, 센서를 통합 작전 상황도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아키텍처인 전투 클라우드(Combat Cloud) 개발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전투기 개발 능력을 과시한 닷소가 있는 프랑스와 달리 독일은 6세대 전투기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독일 매체 DW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F-35 5세대 전투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가교 삼아 추진하거나, 기존의 국제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에어버스가 주도하는 자체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은 영국·일본·이탈리아의 GCAP를 말한다.
그동안 정부에 자체 개발을 촉구하던 독일 업체들은 FCAS 전투기 프로그램 중단이 확실해지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방위산업계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독자적인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독일 업체들이 ‘팀 젠(Team Gen) 6’ 연합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전투기 통합·저피탐 기술을 담당하고, MTU는 추진 및 엔진 지원을, 헨솔트는 레이더, 전자전·센서 융합 기술을, 로데앤슈바르츠는 보안 통신 시스템을, 리프헤르는 비행 제어·작동 기술을, 오토플루크는 안전·승무원 생존 시스템을, 그리고 MBDA와 디엘은 무기 체계의 상당 부분을 담당할 예정이다.
영국의 예산 배정이 늦어지면서 늦어지고 있는 GCAP 프로그램 합류에 대해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로렌조 마리아니 CEO는 독일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을 환영했지만, 새로운 파트너가 추가될 경우 전투기 인도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니 CEO는 독일의 참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기술력과 비용 분담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2035년이라는 목표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②러시아, 단발 5세대 전투기 Su-75 시제기 제작 시작
아미 리코그니션에 따르면 러시아가 Su-57을 보완하는 저비용 스텔스 전투기인 Su-75 체크메이트 전투기 개발을 시작했다. Su-75 체크메이트는 2021년 MAKS 전시회에서 공개된 실물 크기 모형 등을 통해 알려졌다. 공개 초기, 러시아는 야심 찬 개발 일정을 제시했지만, 이후 프로그램이 지연하면서 첫 비행과 양산 전망도 미뤄졌다.

제작 중인 시제기는 2021년에 공개된 기체와 비교하면 재설계한 후방 동체, 후방 날개 가장자리를 따라 확대한 플래퍼론, 약간 연장한 앞전 뿌리 부분, 그리고 Su-57 프로그램에서 이미 사용한 공기역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 수정 외부 날개 패널 등 설계 변경이 있다.
러시아에서 경량 전술기(LTA)로도 알려진 Su-75는 수호이 사의 내부 명칭인 T-75와 연관됐으며, Su-57의 하위 기종으로 개발 중인 단발 저피탐 다목적 전투기다. 개발 개념은 레이더 반사 면적 감소, 기체 내부 무장 탑재, 디지털 비행 제어 시스템, 모듈식 항공전자장비, 인공지능 지원, 그리고 대형 쌍발 엔진 전투기 대비 낮은 구매 및 운영 비용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더 가볍고 저렴하며 잠재적으로 수출 가능한 형태로 5세대 전투기의 역량을 일부 제공하고자 한다.
시제기는 저피탐 특성, 기체 내부 무장 탑재, 첨단 항공전자 장비, 그리고 Su-57 프로그램에서 파생한 잠재적 기술들을 결합한 개량형 설계를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시험 비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Su-75는 러시아 공군력 현대화와 미래 유인-무인 전투기 합동 운용 개념을 뒷받침하며, 더 경제적이고 유연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이라는 광범위한 추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이번 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련 시절 수만 대의 단발 엔진 전투기를 생산했지만,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현대적 단발 엔진 전투기 시장에 내놓을 제품이 없었다. 그러나, Su-75의 확정 인도 일정이 없다는 것은 프로그램이 여전히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양산 여부는 지상 시험, 비행 시험, 무장 통합, 그리고 산업적 준비 상태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③미 육군, 스팅어 대체할 차세대 휴대용 대공미사일 발주 계획
6월 6일 디펜스 뉴스는 미 연방 조달 시스템(SAM.gov)에 FIM-92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대체 차세대 단거리 요격 미사일(NGSRI)에 대한 정보 요청서(RFI)가 등록됐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은 새로운 정보 요청서(RFI)를 통해 2028 회계연도부터 NGSRI 최대 1만 1000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으며, 응답 마감일은 7월 6일이다. RFI는 업체들에 생산 기간 10년 동안 NGSRI 미사일 1만 1000기와 발사 제어 장치(CLA) 2200개를 기준으로 한 예상 단가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계획을 수립할 경우 1년 차인 2028 회계연도에 미사일 200기와 CLA 20개, 2년 차인 2029 회계연도에는 미사일 500기와 CLA 20개를 조달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미 육군은 NGSRI를 회전익기, 고정익기, 그리고 그룹 2, 3 무인항공기 시스템의 위협을 격퇴할 수 있는 고성능, 휴대 가능, 발사 후 망각 방식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NGSRI 개발 계획은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기타 유도 무기의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육군의 기동 방공망을 개편하기 위한 기동 단거리 방공(M-SHORAD) 프로그램의 일부다.
M-SHORAD는 여러 단계로 진행한다. 서전트 스타우트로 명명된 1단계 증분(Increment)에서는 레이더를 장착한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스팅어 미사일, 30㎜ 기관포, 7.62㎜ 기관총을 탑재했다. 2단계 증분에서는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50㎾ 레이저를 장착했다. 3단계 증분에서는 스팅어 미사일을 더 빠르고 사거리가 더 긴 NGSRI 단거리 요격 미사일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NGSRI의 요구 조건 중 속도는 마하 3을 요구하고 있다. NGSRI 경쟁 사업자인 RTX와 노스럽 그루먼은 2025년 더욱 강력한 고출력 고체 로켓 엔진을 장착한 미사일을 시험했다. 스팅어 미사일은 기존의 고체 연료 로켓 엔진으로 구동하기 때문 속도가 마하 2 정도다.
NGSRI는 서전 스타우트 같은 차량 탑재와 병사가 어깨에 올려 발사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RFI는 업체가 차량용 스팅어 범용 발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방식과 키트당 비용을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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