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레바논 공습 네타냐후 맹비난…“망할 판단력이 없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앞두고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욕설을 섞어 “망할 판단력이 없다(has no f**king judgement)”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종전 합의안에 대한)서명이 몇 시간 지연됐다”면서도 종전 합의가 이날 중 이뤄질 수 있다는 기존의 전망은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우리가 서명하기 한 시간 전이었다”며 “(네타냐후가)왜 빌어먹을 공격(f**king attack)을 해야만 했는지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습으로 인해)상황이 흔들렸다. 지금쯤 서명할 예정이었는데 지금부터 몇 시간 뒤로 (서명이)조정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오늘 아침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우리가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위협에 맞서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이스라엘)이 대응한 공격은 매우 작고 의미 없는 것이었고 다친 사람도 없다”며 “이 중요한 절차(종전 합의)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국 영공에 무인기 3기를 들여보냈다는 이유로 이날 오전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레바논 언론에 보도됐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X(옛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다히예 침공은 미국이 자국의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혹은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백히 보여준다”며 미국과 협상을 계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어 “이스라엘 정권에 청신호를 켜준다고 해서 (이란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낼 수는 없다”며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Good cop, Bad cop) 식의 역할 분담 놀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스스로 맺은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여정(종전 협상)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갈피바프 의장의 발언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묵인하면서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는 이른바 ‘역할 분담’ 전술을 쓰고 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미국의 책임으로 돌려 막판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이란의 이러한 강경한 입장이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맹비난하며 “레바논 어디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더는 있어선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동시에 “헤즈볼라를 포함한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스라엘을 더 공격해선 안 된다”며 “이것은 길고 아름다운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기회를) 날려버리지 말자”고 자제를 당부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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