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래도 소망하라

많은 이들이 ‘기다림’을 단순히 버티는 의지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성경은 기다림을 ‘사랑’과 연결합니다. 야곱이 라헬을 사랑했기에 그녀를 위한 7년의 시간을 며칠처럼 여겼던 것처럼, 사랑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바라는 힘을 줍니다. 따라서 요즘 내가 기다림에 지쳐있다면 그것은 내 안에 하나님과의 사랑이 어떠한지 점검해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오롯이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그분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고백이 내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시간을 의연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됩니다.
성경 속 아브라함 요셉 다윗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모두 긴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기다림을 허락하신 이유는 그들을 잊으셨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은 믿음을 단단히 다지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랑을 깊이 있게 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특히 히브리서의 독자였던 유대인 기독교인들이 극심한 핍박으로 인해 소망을 잃고 절망에 빠질 때, 저자는 아브라함의 예를 들며 다시금 소망의 닻을 내리고 참고 기다릴 것을 권면합니다.
흔히 소망이라고 하면 원대한 꿈을 품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돛’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소망을 ‘영혼의 닻’에 비유합니다. “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돛이 꿈을 찾아 정처 없이 떠다니는 것이라면, 닻은 배가 물결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견고하게 고정하는 것입니다. 즉 소망은 내 욕망의 바람을 따라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붙들고 그 자리에 머물러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닻을 내린 배와 내리지 않은 배는 날이 화창할 때에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거세게 불고 파도가 몰아칠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닻을 내린 배는 흔들릴지언정 항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브라함 역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지만 현실의 파도 앞에 떠밀려 의외의 방법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아브라함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찾아오셔서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그를 사랑하시기에 끝까지 참으시고 소망하신 하나님의 열심 덕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소망을 쉽게 거두지 않으십니다.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에 지쳐 하나님의 약속이 희미해져 간다면, 다시 한번 하나님과의 사랑 관계를 점검하십시오. 쨍하고 해 뜰 날이 올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이며 하나님 그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우리 소망의 닻을 내리는 것입니다. 거친 파도 속에서 흔들릴지라도 사랑하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때까지 견고하게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하나님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으로 기다리고 끝까지 기다리시듯, 나도 그분을 향한 사랑 안에서 소망을 품고 살아갑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박성민 목사(사단법인 청년선교)
◇박성민 목사는 ㈔청년선교 본부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청년선교는 청년들의 거점 지대인 군대(군교회, 학군단 등), 캠퍼스(YMC), 직장, 미디어, 해외선교(1년 후원 파송) 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지역교회와 함께 섬깁니다. 청년세대를 하나님 중심적인 신앙으로 양육하고 회복하며 세상의 각 영역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영적 리더를 세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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