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다음세대 지켜내자” 서울광장 메운 기도·함성

동성 혼인 관계를 인정하는 법원 판결과 차별금지법(차금법) 제정 재논의 등 성경적 가치를 흔드는 사회적 파도가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계와 시민단체가 이를 막아서는 ‘거룩한 방파제’ 구축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가자들은 특정인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창조 질서와 영혼 구원을 향한 책임으로 가정과 다음세대를 지켜낼 것을 다짐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았던 13일 오후 서울시청 주변이 기도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전국에서 온 교계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가정과 다음세대를 지켜내자” “소중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거룩한방파제통합국민대회(대표 김운성 목사)는 이날 시청 일대에서 2026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각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일대에선 퀴어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동성애 옹호 분위기와 차금법 제정 재논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련된 국민대회는 “건강한 가정과 다음세대를 지키고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전통적 가족 가치의 중요성을 평화적으로 알리는 시민문화 운동이며 동성애자 등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혐오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인파 앞에서 김운성 목사가 전한 메시지는 ‘작은 등불’에 초점을 뒀다. 김 목사는 “정치 때문에 모인 것도, 교회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며 “이 땅에 하나님의 빛이 비치고 어두워진 사람들의 심령에도 소망이 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되자”고 말했다.
대회사는 정영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부총회장이 전했다. 정 부총회장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영원히 바꿀 수 없는 창조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건강한 가정과 보편적 성 윤리 수호’ ‘태아 생명권 보호와 생명존중 문화 확산’ ‘차금법 반대와 종교 자유 보장’ 등을 주제로 기도할 때 하늘을 향해 손을 들었다. 기도의 물결은 서울시청을 지나 숭례문까지 길게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날 국민대회 참석자를 30만여명으로 추산했다.
국민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주변에는 차금법의 문제점과 약물 남용 등을 지적하는 체험 부스도 마련돼 호응을 이끌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게임과 캘리그래피 등에 참여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두 자녀와 ‘방파제 만들기’ 체험 부스를 찾은 조희진(50)씨는 “경남 통영에서 아침 7시30분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면서 “아이들에게 함께 지켜야 할 성경적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장녀 김예인(15)양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동성애도 괜찮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SNS에서도 관련 내용이 쉽게 보인다”며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국민대회에서는 20대 당시 동성애에 빠졌지만 이후 신앙 안에서 삶이 변했다고 말한 박진권 홀리센터 사무국장의 간증도 이어졌다. 결혼해 자녀도 낳은 박 사무국장은 “자신의 성적 끌림을 신앙과 가치관 안에서 성찰하려는 사람들의 자유는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절대 달라질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거리 행진을 하며 차금법의 문제점도 알렸다.
국민대회가 마칠 때쯤부터 서울광장에선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와 ㈔꿈미 등이 주관한 ‘2026 기독학생연합 기도운동 더라이트(THE LIGHT)’ 집회도 열렸다. 이 자리엔 전국에서 온 8000여명의 중·고등학생이 참석해 찬양하고 기도했다.
한편 이재명정부는 출범 1주년을 맞아 펴낸 성과집을 통해 123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차금법 입법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 법안 발의 모니터링과 함께 해외의 차별금지 법제의 시행 사례 및 영향 실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교계와 시민단체의 우려를 낳고 있다.
장창일 임보혁 김연우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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