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中 겨눈 ‘희토류 연대’…美·유럽과 공동비축·그린란드 채굴 나서

유성운 2026. 6. 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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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유럽 순방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희토류를 틀어쥔 중국에 대해 일본이 ‘G7 연대’로 맞불을 시도한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정상회의에서 핵심 광물의 공동 비축 체계 구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이 14일 전했다. 방산·반도체 핵심 소재가 되는 희토류 공급이 사실상 끊긴 가운데, 자원을 무기화하는 중국에 주요국이 함께 대응하자는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4일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핵심 의제로 꼽으며, “G7 회의에 아시아 대표로 참석한다는 생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시각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희토류 국가 비축 제도를 운용하는 일본은 이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에 대해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해 제도 설계와 운영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제안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 닛케이는 지난 8일 중국의 희토류 7종에 대한 대일 수출이 1년 전보다 약 8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방위산업과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공급망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서 희토류와 전략 광물 개발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한 희토류 광산. AP=연합뉴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량을 약 150만t으로 세계 8위 규모에 해당한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탄탈룸과 니오븀도 풍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린란드 희토류 채굴 사업에 경제성이 확인되면 자국 기업 투자는 물론, 미국·유럽 기업과의 협력도 모색할 계획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이다.

일본은 이와 별도로 자국 해저에서 희토류를 직접 캐는 국산화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각부는 지난 2월 도쿄 남동쪽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수심 약 6000m 심해저에서 희토류 시굴에 성공했다. 2028년도 이후 산업화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일본의 구상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닛케이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가 다소 완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중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을 둘러싼 미국·유럽과 일본의 온도 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유럽과의 경제·안보 협력 확대에도 나선다. G7 회의 하루 전, 영국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와 회담을 갖고 약 3조8600억엔(약 36조5000억원) 규모의 양국 공동 투자 계획에 합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GCAP)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국 정부 간 기구 ‘자이고(GIGO)’를 설립해 공동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회담을 갖고 위성 추적 정밀도 향상, 우주 쓰레기 공동 대응 등을 담은 우주 협력 공동성명도 채택할 예정이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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