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찢기' 인종차별한 멕시코 단체장, 결국 직위 해제
국내 넘어 전 세계적인 비판…결국 해임 예정
멕시코의 한 지역단체장이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인 인플루언서 뒤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가 직위에서 해임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멕시코 할리스코주 측량·지리공학자 협회(CITGEJ) 회장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가 한국인 인플루언서를 향한 '눈 찢기' 제스처를 하는 등 인종차별 행위로 인해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협회 관계자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당일 즉시 명예·정의위원회를 소집했고 베르날 회장은 직위에서 해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틱톡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총 90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한국인 유튜버 이노냥이 지난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 승리 직후 현장의 감동을 담은 영상을 촬영할 당시 사건이 벌어졌다.
이노냥의 뒤쪽 좌석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조롱 조의 손짓을 하더니 눈을 찢는 등의 행위를 하면서 웃었다. 이른바 '슬랜트 아이(Slant Eye)'로 불리는 이 제스처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인종차별을 당한 이노냥이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까지 영상에 모두 담겼다.
이노냥은 자신의 SNS 계정에 "월드컵 보러 멕시코까지 왔는데…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영어로도 "월드컵을 즐기려 지구 반 바퀴를 날아왔는데,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라고 적었다.
이 영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으로도 빠르게 퍼졌다. 멕시코 지역 매체 폴리티코는 가해자의 신원이 베르날 회장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며 "여성 관중의 외모를 공개적으로 조롱한 대단히 수치스러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국적과 인종의 벽을 허물고 지구촌이 하나가 되어야 할 월드컵 무대에서 이 같은 구태가 반복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베르날 회장은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여야 마땅하며 FIFA 역시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노냥의 SNS에는 멕시코 누리꾼들의 사과와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들은 "같은 멕시코인으로서 부끄럽다", "대신 사과한다",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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