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철강·배터리·조선 M.AX 중심을 가다…로봇·데이터가 이끄는 자율제조 혁명

임은석 2026. 6. 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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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O·포스코, 고열·분진 속 사투 AI 로봇이 대신
에코프로비엠, 이차전지 양극재 최초 '다크 팩토리' 목표
HD현대중공업. 러그 제작부터 용접까지…스마트 조선소로 진화
측온과 샘플 채취 작업 시연 모습.ⓒ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경북 포항과 울산의 산업 현장을 방문해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선도프로젝트'의 추진 현황을 직접 확인했다.

11일 방문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에서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 현장에 도입될 제철 공정의 고위험 작업을 대체하는 AI 기반 모바일 자율로봇 기술을 시연했다. 포스코가 주관하고 KIRO가 간사를 맡은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약 175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작업자가 1000도 이상의 고온 용선 주변에 직접 접근해야 했던 측온과 샘플 채취 작업을 양팔 매니퓰레이터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로봇이 쇠 막대로 샘플을 채취하는 동작과 20키로의 아령을 두 팔로 각각 들고 있는 자세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고온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냉각과 단열 설계가 적용됐다. 실시간 제어 프레임워크를 통해 정밀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협소하고 분진이 많은 환경에서 벨트컨베이어의 이상 유무를 음향 데이터로 탐지하고 직접 롤러를 교체하는 예지보전 로봇도 소개됐다.

이 밖에도 3D 디지털 트윈 기반의 통합 관제 플랫폼을 통해 로봇 관제와 시뮬레이션 운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생산성 15%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벨트컨베이어의 이상 유무를 음향 데이터로 탐지하고 직접 롤러를 교체하는 예지보전 로봇.ⓒ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이어 방문한 에코프로비엠에서는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 공정을 AI 자율운영으로 전환해 원가 구조와 품질 수준을 극대화하려는 '에코프로 제조 AI 저니(Journey)'의 성과가 공유됐다.

에코프로비엠의 최종 목표는 사람이 없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구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데이터 플랫폼의 일원화다. 일 평균 4억7000건의 대용량 설비 센서 데이터를 일원화하여 5년치 20TB 이상의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근적외선 분광법(NIR)을 활용한 '실시간 리튬 순도 측정 기술'을 도입, 기존에 일 2회에 불과했던 측정을 실시간으로 전환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한 AI 통합분석 시스템은 품질 예측 정확도 99.62%를 달성했으며 이를 통해 수 시간이 소요되던 품질 평가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고온·분진이 가득한 소성로 점검을 위해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KOTMI)과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로봇(AMR)은 172채널의 고성능 마이크와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해 설비 이상을 자율적으로 관제한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AMR을 통한 소성로 설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에코프로는 이러한 AI 혁신을 통해 제조 가공비 30% 절감과 사무 자동화 50%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로그 자율제조 시스템' 모습.ⓒHD현대중공업

12일 방문한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AI와 로봇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조선소'로 변모 중이었다.

특히 선박 블록을 크레인으로 연결하는 필수 부재인 '러그(LUG)'의 제작 공정을 자동화한 '러그 자율제조 시스템'이 핵심이다.

과거 수작업 중심이었던 러그 용접과 절단 작업은 이제 산업용 로봇 8대와 자율주행로봇(AMR) 2대가 맡아 수행한다. 이 시스템 도입 이후 러그 생산량은 기존 대비 87.5% 향상됐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말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포함한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함정 및 일반 상선 건조 공정의 안정적인 러그 공급 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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