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법사위원장 두고 주말 기싸움…“민심 받들어야” vs “억지”

조문규 2026. 6. 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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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의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주말 기싸움을 벌였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야당의 법사위원장직 사수가 6·3 민심을 받드는 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 정권의 사법 파괴 책동을 막아내기 위해 야당이 국회 법사위원장직을 반드시 맡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특검법 폭주와 법무부의 꼼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오직 법사위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사수하여 국회의 견제 기능을 온전히 복원하는 것만이 권력의 사유화를 막으라는 6·3 지방선거의 준엄한 민심을 따르는 길”이라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독식 선언, 의회 독재 지속하겠다는 선전포고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법사위원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그간 국회 협치의 최소한의 관례로 여겨져 온 법사위원장 배분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사실상 의회 독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22대 국회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권 연장과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법 등 정치적 목적의 입법 강행을 위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선전포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들의 표심은 분명했다”며 “여야 모두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이자, 국회가 협치와 대화를 통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달라는 국민적 요구였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고 나서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거부하고 일방통행식 입법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재명 정권의 권력 장악을 위한 언론·사법 장악 입법과 일방적인 친 노동 입법과 포퓰리즘 정책에만 집중해 왔다”며 “이러한 입법 폭주는 의회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며, 국회를 이재명 정권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시도였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민주당은 반성과 성찰은커녕, 하반기에도 법사위원장 사수를 통해 입법 독주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의회주의를 무시한 민주당의 폭주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오만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그에 대한 심판은 결국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 의장,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전날 국민의힘의 법사위원장 요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입법 지연을 일삼아온 국민의힘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요구는 과거를 성찰하지 않은 억지일 뿐”이라며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언급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건 그간 저지른 무책임한 국회 발목잡기 행적을 망각한 적반하장식 주장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22대 국회 전반기 동안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았던 정무·외교통일·국방위원회 등은 주요 개혁 과제와 민생 법안 처리 속도가 유독 늦었다”며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싸잡아 전방위 필리버스터로 묶어 국회를 공전시킨 국민의힘의 구태를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모든 상임위 법안을 계류시켜 국회의 발을 묶을 수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입법 지연을 일삼아온 국민의힘에 결코 넘겨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집권당이 법사위원장을 하는 건 정부 국정과제를 신속하게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지금도 계류 중인 민생입법을 최대한 공회전 없이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원 구성 완료를 위해 많은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진정성 있게 협의에 나설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억지를 멈추고 일하는 국회를 위한 협치의 길로 나오라”고 했다.

한편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직후 첫 상견례를 가진 여야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 구성 문제를 두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민생 현안 등이 만만치 않으니 여야가 빨리 원 구성을 마치자”고 하자 정 원내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많은 양보를 해주시면 되겠다”고 맞받았다.

원 구성의 핵심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이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등 형사소송법 개정과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등을 위해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공언했던 18개 상임위 독식 방침을 공식 철회하고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는 견제와 균형의 관례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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