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경고음 3번 울린 한국은행…7월 ‘빅스텝’ 가능성 제기

박세환 2026. 6. 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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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면서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실제 인상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무르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다시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긴축 신호는 이미 세 차례 나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 ADB 연차총회 및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계기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당시 유 부총재는 금리 인상 사이클로의 전환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두 번째 신호는 지난달 28일 금통위 직후 나왔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물가와 성장, 환율, 부동산 상황을 언급하며 “갈 길이 명확하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세 번째 신호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였다. 신 총재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불안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움직임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장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유럽중앙은행 ECB도 예금금리와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었다.

미국 역시 물가 상방 압력이 강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6.5%에 달했다. 일본은행(BOJ)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국내 기준금리의 7·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은 물론, 다음 달 한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통위 일정이 없는 이달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도 제시한다. 환율 불안이 더 커질 경우 7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선제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도 긴축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지난달 공개된 점도표에서 전체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현재 기준금리 2.50%보다 높은 수준에 찍혔다. 3.00% 전망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개, 3.25%도 2개 등장했다. 6개월 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2~3차례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망까지 나온 셈이다.

다만 금리 인상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권 대출금리도 뒤따라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집값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이나 신용대출 등을 활용해 주식·가상자산에 투자한 ‘빚투족’은 금리 상승의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연합뉴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도 한은의 고민거리다. 금리 인상은 환율 안정과 물가 억제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운다. 실제 신 총재도 창립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이 기업과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결국 한은이 물가와 환율, 부동산 불안을 잡아야 하는 과제와 금리 인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부담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추면 물가와 환율 불안이 더 커질 수 있지만 속도를 높이면 영끌·빚투족과 취약 차주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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