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기업 잇단 ‘상장’ ...CXMT, 실탄 장전에 K-메모리 ‘긴장’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증시 입성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는 상장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도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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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서 6조7000억원 ‘대어’로
13일 재계에 따르면 CXMT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최종 등록 승인만 남겨둔 상태로, 이르면 이달 중 상장될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달 27일 CXMT의 커촹반(중국판 나스닥) IPO 안건이 상장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IPO 공모 규모는 295억 위안(약 6조7000억원)으로 올해 중국 증시 최대어다. 이는 지난 2020년 파운드리 기업 SMIC 상장 이후 커촹반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기도 하다.

시장 침투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CXMT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8%(카운트포인트리서치 기준)로, 전년 동기(3%) 대비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상장 예비심사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508억 위안(약 11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19.1% 폭증했다. 지난해 1분기 28억 위안의 적자를 냈던 영업이익 역시 올해 1분기 354억 위안(약 8조4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부실기업이 불과 1년 만에 고수익 기업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투톱’이 고부가가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서버용 D램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CXMT가 최신 범용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모바일용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를 앞세워 중국 내 스마트폰·PC 수요를 통째로 흡수한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여기에 상장을 통한 영구적인 실탄 장전 창구까지 확보하면서 기술 추격 속도는 날개를 달게 됐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도 지난달 “중국 기업들이 향후 3년간 30만장 규모의 캐파(생산능력)를 추가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2~13%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어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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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악몽’ 우려되는 이유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중국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변수다. ‘스마트폰 프로세서(AP) 세계 1위’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수급 대책을 묻는 질문에 “CXMT를 비롯한 메모리 업체 제품 인증을 완료했다”고 언급했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퀄컴과 CXMT가 맞춤형 모바일 메모리를 공동 개발 중이라는 관측까지 파다하다. 미국 PC 업체 델과 휴렛패커드(HP), 대만의 에이수스 등이 CXMT D램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반도체가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 경쟁에 돌입한 반면, CXMT는 연내 4세대인 HBM3 양산을 추진하는 수준으로 기술 격차는 3년 안팎으로 벌어져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CXMT는 실제 구동 속도는 물론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엄격한 부품 인증 기준을 통과하고, 인공지능(AI)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이 요구하는 고스펙 메모리 수요를 실질적으로 충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첨단 D램 설계·공정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삼성 전직 임직원 10명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이 핵심 기술을 일일이 손으로 적어 넘긴 회사가 바로 CXMT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쌓는 방식은 과거 디스플레이, 태양광, 배터리에서 보여줬던 패턴과 판박이”라며 “시작은 미미하지만 천문학적 자본과 공격적 정책, 막대한 내수 시장으로 밀어붙이는 게 중국식 반도체 굴기인 만큼 K반도체의 철저한 초격차 방어 전략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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