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인구 40만 넘은 日…종교·문화 갈등 확산[시사쇼]
모스크 소음·장례문화상 차이 등 충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일본 내 무슬림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서면서 지역 사회 곳곳에서 각종 문화적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무교 인구가 많고 종교적 색채가 비교적 강하지 않은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이주노동자 증가와 함께 이슬람 신도 수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이주노동자 유입과 함께 이슬람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이주노동자 급증에 일본 내 모스크도 급증
일본 내 무슬림 대부분은 일본인이 개종한 경우라기보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로 알려져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제조업과 농어촌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무슬림 인구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모스크도 160곳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슬람 문화와 기존 일본 생활 문화가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조용한 생활 환경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모스크에서는 예배 시간마다 경전 낭독이나 기도 소리가 크게 울리는 경우가 있어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다섯 차례 기도하는 이슬람 관습이 일부 지역에서는 생활 소음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장례 문화에서도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매장을 중시하지만, 일본은 전통적으로 불교식 화장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무슬림 신도들이 매장지를 확보하지 못해 본국으로 관을 이송해야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이주 노동자들은 공동묘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중국서도 무슬림 갈등…문화·종교갈등 심해
이 같은 갈등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대구 대현동 모스크 건립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 주민, 지자체, 종교단체 간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때 일부 단체가 모스크 공사 현장 인근에서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바비큐를 굽거나 족발을 나눠 먹는 시위를 벌이면서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 사안은 미국 국무부 인권 실태 보고서에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경우 갈등 양상이 다소 다르다. 한국과 일본이 이주 노동자 증가에 따른 문화 충돌을 겪고 있다면, 중국은 이슬람 문화와 분리주의 문제를 함께 관리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독립운동을 약화시키기 위해 모스크를 중국식 건물로 바꾸고, 공자학원 등을 통해 중국화 작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일부 이슬람 조직이 탈레반 세력과 친밀하다는 우려도 규제 강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이슬람 교육을 둘러싼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모스크와 이슬람 교육이 활발했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아랍어 교육과 이슬람 경전 교육 시간을 줄이도록 압박하면서 긴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자치구에서도 교육을 중국어 중심으로 진행하도록 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유럽서도 쉽게 해결하지 못한 포용정책…동북아도 사회쟁점 우려이슬람 이주민과 기존 사회의 갈등은 유럽에서도 오래된 문제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지역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무슬림 난민이 크게 늘었지만, 정착 이후에도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독일은 이민자에게 비교적 개방적인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반이민 정서가 강해지면서 극우 정당이 급부상했다. 스위스에서도 인구 상한선을 두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의 핵심에는 노동력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제조업, 건설업 등 이른바 3D 업종에서는 이미 이주 노동자 의존도가 커졌고, 기업들은 이민자 유입을 막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존 주민들은 생활 문화, 종교 관습,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 없이는 산업 현장이 어려워지지만, 이들을 받아들일수록 지역 사회의 문화적 충돌이 커지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동북아에서도 무슬림 인구 증가와 이슬람 문화 확산은 피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사회의 문화와 종교적 관습이 다른 만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한국은 이주 노동자 증가에 따른 생활 문화 충돌을, 중국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통제와 중국화 정책을 중심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향후 이 문제가 동북아 사회 전반에서 더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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