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이후 대비해온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 소재 투자 성과 가시화하나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기업 중에선 최초로 미국에서 리튬직접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 실증에 나서며 차세대 리튬추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호주 자원개발 기업인 앤슨리소시즈(Anson Resources)와 함께 미국 유타주 그린리버(Green River) 지역에서 DLE 데모플랜트 건설 및 운영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DLE란 농도가 낮은 리튬 염호에서 경제성 있게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증발 방식 대비 회수율이 높고 생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글로벌 리튬 산업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확보해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등 다양한 지역의 염수를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며 공정 설계 및 운영 전반에 걸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만약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저품위 자원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함으로써 글로벌 염수리튬 개발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북미 리튬 사업 확대의 발판 마련은 물론,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는 현대차 등과 함께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규소(Si) 함량 6.5%급 광폭 전기강판 및 전기차 전비 향상형 코어 구동모터 제조 기술 개발’ 국책 연구과제 킥오프 미팅을 열고 본격적인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이번 국책과제의 핵심 목표는 ‘규소 6.5%급 광폭 전기강판’의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전기차 구동모터에 적용해 전비 향상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전기강판은 규소 함량이 높을수록 고속 회전 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여 모터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깨지기 쉬운 성질(취성)이 강해져 얇고 넓은 판재 형태로 생산·가공하기 까다롭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광폭 소재 양산 공정을 표준화하게 되면, 철강과 함께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전기에너지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가 철강 부진, 전기차 캐즘(Chasm) 속에서도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신사업 R&D 투자를 지속해온 행보는 차츰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9000억원, 영업이익 70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25% 상승했는데, 철강은 23% 감소한 반면 에너지와 인프라 사업이 이를 보완했다.
지난해 1분기 980억원의 적자를 냈던 리튬·광석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올 1분기 70억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특히 3월 본격 상업생산에 나선 포스코아르헨티나와, 호주 리튬광산 이익이 실현되면 2분기 이후부터는 이차전지 소재 흑자도 기대되고 있다.
리튬가격 상승도 회복세에 기여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21.65달러로, 지난해 6월 평균 가격인 7.81달러 대비 3배가량 상승했다. 니켈 가격 역시 같은 날 기준 톤당 1만7380달러로, 전년 동월 1만4997달러 대비 15%가량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신수요 창출 효과가 핵심 배터리 광물가격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중동 사태에 따른 석유가격 상승 등 여파로 전기차 시장 또한 최저점은 지났다는 평가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12만224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한 반면, 전기차 등록대수는 3만2785대로 50.9% 급증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장 회장은 “에너지소재 사업은 시장의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핵심 분야에 대한 선별적 투자와 차세대 제품·공정 R&D를 서두르고, 유망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발굴함으로써 수주 기반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당초 기대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보급형 EV와 ESS 수요가 확대되는 등 구조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며 “시장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호주와 아르헨티나에서 구축한 탈중국 리튬 공급망을 바탕으로 양극재 제품군 다변화 등 시장 니즈에 부응하는 R&D 성과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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