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내일 합의 서명…호르무즈 즉시 개방”…80번째 생일에 휴전 도장 찍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협정이 14일(현지시간) 서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80번째 생일에 맞춰 이란 전쟁 휴전에 도장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이란 역시 휴전 합의 서명 날짜는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서명 가능성은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란의 핵 개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측 입장이 크게 달라 휴전 이후 향후 협상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합의(The Deal)는 내일 서명될 예정이며 서명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모두에게 개방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의 이란 관계는 이전 행정부들이 가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고 훨씬 더 나은 관계”라며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가 그들에게 현금 17억 달러를 포함해 수천억 달러를 지급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 어떤 돈도 오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서명 당사자와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합의 서명은 온라인 전자서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휴전 협정을 중재해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엑스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 협정에 가까워졌다”며 “향후 24시간 이내에 최종 마무리가 예상됨에 따라 파키스탄은 평화 협정 직후 전자 서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는 실무급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적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서명은 디지털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검토 중인 초기 합의안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양국이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미국은 이란 해상 봉쇄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현재의 휴전 상태를 60일 동안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휴전 기간 양측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에 대해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하기로 약속할 예정”이라며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고 양측 모두 타협할 의지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는 MOU에서 핵 문제가 거론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합의(JCPOA)에 대해 “핵무기로 가는 쉽고 아름다우며 매끄러운 길”이라고 비판하며 “나의 이란 협정은 그와 정반대인 핵무기 불가 장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들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구매, 개발 또는 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향후 미국이 이란의 핵 물질도 수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모든 것이 진정되면 우리는 아름다운 B-2 폭격기와 그들의 훌륭한 조종사들 덕분에 강력하고 침하된 화강암 산 깊숙이 묻혀 있는 ‘핵 먼지(Nuclear Dust)’를 수거해 이란이나 미국에서 희석하고 파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핵 무질 수거 시점을 명시하지는 않았고, 이란 내부에서도 희석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트럼프는 또 “우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란 및 중동 전체와 함께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이 과정이 빠르고, 쉽고, 매끄럽게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는 궁극적인 대안이 있다. 바라건대 그것이 다시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궁극적 대안’은 군사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MOU 서명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일(14일)은 아니지만 며칠 내로 서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현재 논의 중인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는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 단계에서는 핵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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