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막바지... 트럼프는 37조 원 쏟아붓고 다 잃었다

신상호 2026. 6. 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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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란 전쟁에 군사 비용만 250억 달러 추산, 재건 비용은 별도... 잦은 말 바꾸기와 등 돌린 MAGA

[신상호 기자]

 2026년 6월 1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안보법(Secure America Act)’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언급하면서 '종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 전쟁에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전쟁과 관련해 말 바꾸기를 반복해왔고 그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주요 인사들마저 등을 돌렸다. 전쟁 비용으로만 37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극적 합의를 이루더라도,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Q1]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얼마나 말을 바꿨나?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한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전쟁 마무리 시한은 '4주'였다. 트럼트 대통령은 3월 1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4주, 아니면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2개월 넘도록 이어졌고, 현재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3월 13일 종전 시점을 묻는 기자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직감으로 느낄 때(When I feel it in my bones)"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했다가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 CBS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전쟁은 거의 끝났다(very complete). 이란은 해군도, 통신도, 공군도 없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그랬다가 3월 13일 종전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말할 수 없다, 필요한 만큼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30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용으로 즉시 개방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발전소, 하르그 섬을 완전히 초토화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이후 미국은 4월 8일 이란과 2주 휴전을 합의했다.

이란과 합의 과정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 다양한 다른 국가 간의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으며,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6일 "(이란이) 동의 안 하면 폭격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리고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이뤘다, 아마도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말 바꾸기가 계속되면서 이번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Q2]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개전 초기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다가 이란과의 합의, 심지어 이란 재건 지원까지 논의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상황은 어떻게 전개된 건가?

트럼프는 이란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이란과의 협상은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No deal except unconditional surrender)"이라며 이란 지도부의 완전한 굴복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 이란 군사력 초토화, 핵 능력의 영구적 파괴, 무조건 항복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이 보복 공습과 해상 봉쇄로 맞서면서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가도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대신 이란과 합의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다. 전쟁 상대방과 합의를 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항복'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최종 합의와 관련해 미국 측은 이란 측에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미국은 전쟁 비용은 물론 이란 지원까지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리 부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6월 2일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데 이란과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당신(트럼프 행정부)들이 먼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던(trashed) 합의로 다시 돌아가게 해달라고 구걸하는(begging) 신세"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4월 말 이란과의 전쟁 비용을 2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7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에 쏟아부은 전쟁 물자(탄약과 군수물자, 손실장비 교체 등)일 뿐이다. 미국이 향후 이란에 지원해야 할 재건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Q3]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던 MAGA 주요 인사들이 등을 돌렸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 전쟁으로 MAGA 주요 인사들의 지지를 잃었다.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세력은 해외 전쟁 불개입과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최우선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이란 전쟁은 MAGA 진영의 근본 원칙과 어긋난다는 평가다. 영향력이 높은 MAGA 주요 인사들은 이번 전쟁이 미국을 위한 전쟁도 아니며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폭스뉴스> 앵커로 활동했던 메긴 켈리는 "이번 전쟁이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피와 재산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더 확실히 알고 싶다"고 비판했다.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던 터커 칼슨 역시 "미군, 즉 우리 군대를 이용해 다른 나라의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하겠다는 것은 그 나라 국민에 대한 전쟁 범죄이자 도덕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군사 안보 전문가인 에릭 프린스도 "애초에 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가능한 한 가장 큰 목소리로 반대하고 말렸다. 이란 침공이나 전면적인 공습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 이 전쟁은 '멍청한(stupid)' 짓"이라고 일갈했다.

핵심 지지 인사들이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0% 수준까지 추락했다. 10일 <로이터통신>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5%(미국 성인 4531명 조사)로 집계됐다. 미국의 이란 공습을'지지한다'는 의견도 36%에 불과했다.
 5월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이 그려진 정치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AFP 연합뉴스
[Q4] 트럼프 행정부가 내걸었던 최우선 원칙인 '이란 핵무기 원천 금지'는 가능할까?

미국 입장에선 현재 이란이 보유한 50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것이 핵무기 개발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을 미국이 강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 13일 CNN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이란은 우라늄이 매장된 곳의 터널을 무너뜨리고, 입구에는 폭발성 지뢰를 설치했다. 이란이 우라늄을 보관한 곳이 사실상 폐쇄되고 '요새화'된 것이다.

미국은 전쟁 초기 군사력을 동원해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위험도가 너무 높아 실행되지 못했다. 이란은 그러는 사이 군사력을 동원한 공략이 더 어렵도록 우라늄 보관소를 바꿔놨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이 고농축 우라늄 반출과 관련해 막판 협의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가 이뤄져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 제거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라늄 제거 작업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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