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음 없는 '상상의 섬' 소무의도에서 만난 바다

김정형 2026. 6. 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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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에서 다리 건너 닿는 서해의 숨은 보석

[김정형 기자]

 걸어서만 건널수 있는 소무의도 인도교 , 천혜의 섬에 들어가는 다리이다.
ⓒ 김정형
인천대교를 지나 영종도, 그리고 다시 무의대교를 건너면 번잡한 도시의 소음이 서서히 멀어진다. 하지만 오늘의 진짜 목적지는 거대한 무의도 옆에 고즈넉하게 엎드려 있는 작은 섬, 바로 소무의도다. 지난 12일,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이 비밀스러운 섬의 품에 안겼다.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440m의 다리는 오직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인도교'다. 소무의도는 차가 다닐 만한 넓은 도로가 없는, 말 그대로 '차 없는 섬'이자 때 묻지 않은 천연자원의 보고다. 다리 입구에 서자 상징탑이 여행객을 반긴다. 너도나도 이곳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느라 카메라 셔터 소리가 분주하다.

상징탑을 지나면 본격적인 섬 탐방이 시작된다.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산악 도로는 그 자체로 힐링이다. 숨이 살짝 가빠질 때 쯤 10분간 계단을 오르니 편안한 쉼터가 나타나고, 조금 더 힘을 내자 섬의 최정상인 안산 팔각정에 닿는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해는 광활하다.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은 '해녀도'다. 과거 해녀들이 물질하며 전복을 따던 섬이라는데, 지금은 거친 바다 위를 묵묵히 지키는 풍경이 되어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소무의도 앞에 있는 해녀도. 해녀들이 물질하였다는 섬.
ⓒ 김정형
산길을 따라 호젓하게 내려오자, 마침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해변이 펼쳐진다. 기암괴석과 고운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명사의 해변'이다. 수도권 근교에 이토록 조용하고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찾아와 오붓한 한때를 보냈다는 이 해변은, 이름값을 증명하듯 아늑하고 평화롭다. 평일의 한가로움을 틈타 찾아온 이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누군가는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다.
▲ 소무의도 명사의 해변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이 다녀갔다는 해변이다. 서해이지만 깨끗한 물이다. 기암괴석이 아름답다.
ⓒ 김정형
재미있는 것은 갈매기들이다. 과자를 달라고 사람 주위를 맴도는 모습이 흡사 도심의 비둘기 만큼이나 사람과 친숙하다. 자연과 인간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모래사장과 자갈길을 지나 걷다 보면 정겨운 시멘트 도로와 함께 아기자기한 카페, 횟집, 민박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나온다.

마을 중심에는 기자가 궁금해 했던 그 독특한 건물이 서 있다. 과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리와 개칭을 반복했던 그 '이야기 박물관'의 현재 이름은 바로 '소무의도 스토리움(무의바다누리길 안내소)'이다. 현재 1층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카페로, 2층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 겸 기념품 판매처로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정겨운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다시 처음의 무의도 횟집과 카페들이 나타나고, 이내 소무의도를 나가는 인도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차 소리 대신 파도 소리가, 빌딩 숲 대신 울창한 숲과 바위가 채운 그 시간은 마치 먼 과거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쁜 일상 속, 단 몇 시간 만에 완벽한 행복과 평화를 맛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소무의도로 향하는 인도교에 발을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in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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