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운대서 노래 듣고 광안리서 드론쇼…BTS 축제장 된 부산
캐리어 부대 점령한 부산역
밤하늘 수놓은 드론 3000대
12·13일 국내외 11만명 운집
안전요원 배치, 교통편 증편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3주년을 축하하려고 파리에서 14시간을 날아왔어요. 작은 상점부터 대형 백화점까지 '아미(팬덤)'를 환대해줘서 감사합니다."
13일 부산에서 만난 프랑스 '아미' 엠마씨(25)는 들떠 있었다. BTS의 데뷔 13주년과 신보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하는 도심 축제 '더 시티 아리랑-부산'으로 도심 전체가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했다. 국내외 팬 11만여명이 부산으로 몰려들면서 지역 상권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콘서트 둘째 날,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은 오전부터 캐리어를 끈 팬들로 가득 찼다. 방문객의 짐 보관과 배송을 돕는 웰컴센터에는 일정을 확인하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신곡 메시지인 '킵 스위밍(KEEP SWIMMING)'을 형상화한 대형 모래 조각이 들어섰다. 백사장에 조성한 음악 휴식 공간 '러브 송 라운지'에는 이날 운영 시작 2시간 만에 3000여명이 방문했다. 현장에 준비한 데뷔 기념 슬로건은 일찌감치 동났다.
복합문화공간 더베이101의 팬 커뮤니티 공간 '아미 마당'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임시 팝업스토어에도 인파가 몰렸다. 방문객은 티셔츠와 응원봉을 직접 꾸미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산 여행 코스를 추천받았다. 부산 지역 식음료(F&B) 브랜드들도 방탄소년단을 주제로 한 한정 메뉴를 내놓았다. 부산항 앞바다에는 대형 픽셀 아트 조형물이 떠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팬들은 축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프랑스에서 온 카미유씨(28)는 "부산 바다를 배경으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으니 감동이 두 배"라며 "도시 전체가 환영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온 사토미씨(32)는 "도시 곳곳에 팬들을 위한 공간이 정교하게 마련돼 있어 여행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며 "공연 시작 전까지 일정이 꽉 찼다"며 웃었다.
축제는 밤에도 계속된다. 전날 밤 광안리 해수욕장 상공에는 드론 1000대가 떴다. 드론은 신곡 '스윔(SWIM)'과 히트곡 '소우주' 등에 맞춰 팬덤 환영 문구인 '안녕 아미(HELLO ARMY)'와 멤버 7명의 얼굴을 픽셀 아트 형태로 밤하늘에 그렸다.
하이브는 이번 행사가 지역 경제 상생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숙박과 이동 수단 등 인프라를 축제와 연결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K뷰티 체험 부스 등을 통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단순한 콘서트 관람을 넘어 전 세계 팬과 부산 시민이 교감하는 새로운 축제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의전당 지붕 '빅루프'는 조명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무대가 된다.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수영강 휴먼브릿지 등 주요 교량은 일제히 신보 상징색인 붉은색 경관 조명을 켰다. 그랜드 조선 부산과 광복로 전광판에서도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며 도시의 밤을 밝혔다. 광안리 드론쇼와 주요 랜드마크 조명 행사는 이날 밤에도 이어진다.
이 같은 초대형 도심 축제는 방탄소년단의 단독 콘서트 개최에 맞춰 기획됐다. 방탄소년단은 12~13일 이틀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아리랑' 부산 공연을 연다.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여는 이번 공연에는 11만명 이상이 모일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 가운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약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팬의 대거 입국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부산항은 연일 북적인다. 법무부는 14일까지 출입국 심사 특별대책을 시행하며, 인천공항은 입국 심사 인력을 평소보다 최대 88% 늘려 혼잡도를 낮췄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정부와 지자체는 안전사고 예방과 교통 통제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연계 행사를 여는 부산항 제1부두, 광안리 해수욕장,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는 총 3043명 안전요원을 투입했다. 부산시와 16개 자치구·군청 소속 공무원, 경찰, 소방대원, 공공기관 직원 등이 현장을 통제한다. 정부는 사고 위험이 큰 병목 구간과 밀집 구역에 안전요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한낮 온열질환 발생을 막기 위해 곳곳에 식수를 비치하고 그늘막도 세웠다.
대중교통 운행도 대폭 늘렸다. 부산시는 12일 오후 9시30분부터 13일 막차 시간대까지 도시철도를 116회, 경전철을 28회 증편 운행한다. 공연이 끝나는 오후 10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시내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차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12일부터 14일 오후 10시 이후 심야 임시버스를 총 36편 늘린다. 부산과 서울, 대구, 울산을 잇는 KTX와 ITX 열차 운행을 늘리고, 경상남도는 부산과 인근 지역을 오가는 시외버스 운행 편수를 확대한다.
부산=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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