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종전 임박했다”지만… 좁혀지지 않은 갈등

미국과 이란이 100일 넘게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 모두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전에도 화해 분위기가 갑자기 깨진 적이 여러 번 있었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스라엘도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을 위한 이란과의 MOU 서명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월요일에 이뤄질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MOU 체결이 지금보다 가까웠던 적은 없다”고 적었다.
다만 양측이 언급한 구체적인 조항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갈등이 남은 부분이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언론 대상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MOU에 핵물질 폐기, 핵 프로그램 해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테러 자금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은 MOU 체결이나 협상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한다”며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된다. 약속대로 핵 물질을 넘기면 보상을 받고, 핵 프로그램이나 핵 시설을 폐기하면 또 다른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먼저 의무 사항을 이행해야 동결 자산 해제와 금융 제재 완화 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협상팀이 매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다만 아직 결승선에 완전히 도달한 것은 아니고 매우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측 입장은 조금 다르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밝힌 합의 내용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봉쇄 종료, 이란 동결 자금 해제 등이다. 그는 이란 국영TV 인터뷰에서 양국 간 임시 합의가 먼저 이행돼야 핵 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핵 문제는 이후 단계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임시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핵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유일한 해결책은 해당 물질의 농축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이 요구해온 국외 반출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이곳의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있다”며 “우리의 칼은 항상 호르무즈 해협 위에 걸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미국과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자국민을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고 일축했다. 한 외교안보 관계자는 “이행 조건을 두고 여전히 일부 이견은 존재하지만 미국과 이란 측 언급을 종합하면 양국이 합의에 가까워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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