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충주맨 걱정 맞았나' 300만명 부른다면서…현실은 하루 1200명밖에 못 실어 나른다[여수, 섬을 다시 쓰다]①

김희윤 2026. 6. 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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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섬박람회 D-80 현장 르포
일 평균 4만 9000명 목표 속, 개도·금오도 수송 1200명 수준
서영학 당선인 "안전은 검증" 지적
유람선·요트 활용 해상 동선도 관계기관 협의 과제

바다를 마주한 넓은 부지에는 도로와 배수로, 주차장 동선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9일 찾은 전남 여수 돌산 진모지구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은 아직 박람회장보다 공사장에 가까웠다. 현장 한가운데에는 외벽 전체를 LED 미디어파사드로 두르고 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낼 피라미드형 주제관 '주제섬' 윤곽이 완연했다. 박람회 이후에도 남을 이 시설은 검은 골조를 드러낸 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주변 흙빛 부지에서는 전시관과 열린무대가 차례로 형태를 잡아갔다. 바다를 향해 놓인 열린무대 뒤로 중장비가 오가면서, 진모지구는 완성된 행사장보다 막바지 공사장의 인상이 더 짙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2026여수섬박람회 주행사장 전경. 김희윤 기자

조직위가 제시한 주행사장 공정률은 현재 73%다. 7월 말 주요 시설을 준공하고, 8월 한 달간 시범운영과 안전점검을 거쳐 9월 5일 개막한다는 일정이다. 조영근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인프라 시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7월 말까지 모든 시설을 마무리하고 8월 한 달 동안 시범 운영과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제관을 제외한 주요 전시관 상당수는 TFS 텐트(철골·알루미늄 골조에 특수 막재를 씌운 대형 임시 전시장) 방식의 임시 시설로 조성된다. 해양생태섬, 미래섬, 문화섬, 국제교류섬 등 관람객이 머무를 공간이 행사 기간에 맞춰 세워졌다가 철거되는 구조다. 조직위는 순간풍속 40m/s에 대비한 텐트 구조 보강과 배수 대책을 제시했다. 행사장이 해수면보다 약 5m 높고 자연 배수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다만 개막 시점은 9월 초다. 남해안은 이 시기에도 강풍과 태풍 변수가 남아 있다. 서영학 여수시장 당선인은 후보 시절 TFS 텐트 내풍 보강에 대해 "가설 구조물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바닥 고정부, 소방 안전, 배수 체계까지 완벽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조물이 기준 풍속을 견디는 것과 관람객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9일 전남 여수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에서 조성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에는 박람회 랜드마크인 피라미드형 주제관 ‘주제섬’이 공사 중이다. 김희윤 기자
하루 평균 4만 9000명 목표…현재 개도·금오도 수송력은 2.4% 수준

박람회의 핵심 시험대는 주행사장 밖에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61일간 열린다. 조직위가 내세운 관람객 목표는 300만 명이다. 61일 행사 기간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4만 9000명이 방문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주행사장은 돌산 진모지구, 부행사장은 개도와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대다.

김종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여수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전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섬을 무대로 한다는 점"이라며 "여객선 반값 운임, 섬 1박 3식과 힐링밥상, 섬 거점 요트투어 등을 통해 섬에 머물며 지역에서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 모델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된 수송 구조는 그 구상보다 좁다. 조직위 설명에 따르면 현재 개도는 14항차, 금오도는 17항차로 운영되고 있어 하루 수송 가능 인원은 대략 1200명 수준이다. 박람회가 61일 동안 300만명 관람객을 목표로 한다면 하루 평균 관람객은 약 4만9000명이다.

금오도행 배편도 항차와 날씨에 묶여 현장에서도 변수의 성격이 뚜렷했다. 기자가 탄 신기항~여천항 구간 한림페리9호는 여객 정원 650명의 677톤급 카페리로, 하계 기준 하루 9차례 신기항을 출항한다. 시간표에는 "예약·예매·왕복발권 불가", "현장 상황·기상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수요가 늘면 배편을 증편하겠다는 것이 조직위의 대책이다. 그러나 현장 발권과 기상 변수에 좌우되는 섬 교통의 특성상, 증편만으로 대규모 관람객 흐름을 곧바로 흡수하기는 어렵다. 단순 비교하면 개도·금오도 수송 가능 인원 1200명은 하루 평균 목표 관람객 4만9000명의 2.4% 수준이다. 섬을 주제로 내건 박람회에서 실제 섬 체험이 전체 관람객 중 일부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은 남은 운영 과제다.

조직위도 이 한계를 인정했다. 부행사장까지 여객선 비용을 포함한 통합권을 판매하면 섬 방문을 더 쉽게 유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 본부장은 "섬이라는 공간이 제한적"이라며 "박람회장은 많은 관람객이 와도 수용할 수 있지만 섬에는 상대적으로 이만큼의 관람객을 케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권을 준 것"이라고 답했다.

사무총장은 섬에 머물며 지역에서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 모델을 말했고, 기획본부장은 섬의 수용 한계를 이유로 섬 방문을 선택형으로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300만 명 박람회의 경제효과 청사진은 섬 체류에 기대고 있지만, 실제 섬으로 향하는 통로는 선박 항차와 선착장 수용력에 묶여 있는 셈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주요 행사장 위치도.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을 중심으로 여수세계박람회장·개도·금오도 부행사장과 연계 교통축을 표시했다. 여수세계섬박람회
요트·유람선 활용 해상 동선도 관계기관 협의 과제

요트투어나 유람선 등 해상 입장 방안을 통한 우회 수송 대책도 절차가 남아 있다. 조직위가 제시한 요트투어 수용 인원은 하루 최대 3392명이다. 엑스포박람회장과 국동항, 진모지구를 잇는 해상 이동은 박람회의 차별화 요소로 제시됐다. 그러나 조 본부장은 유람선 등을 활용한 해상 입장에 대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유람선과 여객선은 전혀 다른 업종이라 법률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용 유람선과 정기 여객선은 허가 체계와 운항 방식이 달라, 관람객 수송을 정기 동선처럼 설계하려면 관계기관 협의가 필수적이다. 개막까지 80여 일을 남긴 시점에서 운항 허가, 접안 장소, 보험, 기상 악화 시 결항 기준이 확정돼야 해상 동선이 실제 수송 체계로 작동할 수 있다.

내륙 교통 대책은 비교적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됐다. 조직위는 임시주차장 20개소 9600여 면을 확보하고, 셔틀버스를 평시 60대, 주말 100대 이상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섬 교통은 배가 멈추면 길이 닫힌다. 바닷길의 운항 기준과 결항 대응, 대체 이동 안내가 박람회 운영의 핵심 변수로 남는 이유다.

사업비와 사후 활용 문제도 바닷길 수용력과 맞물린다. 조 본부장은 직접사업비 규모를 "700억 원 정도"라고 설명했으나, 전남도는 주변 인프라와 장기 관광개발사업비를 합산해 1611억 원 규모를 발표했다. 실제 박람회장 조성·운영에 투입되는 예산과 주변 개발 비용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장기 재정 부담을 따져볼 수 있다.

행사 뒤 주제관과 열린무대, 도시숲 정원 등 영구 자산은 육상 주행사장인 진모지구에 남는다. 그러나 개도·금오도 주민의 직접 소득, 체험 프로그램 운영권, 사후 상설 관광상품화 구조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금오도행 여객선에서 바라본 화태대교.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돌산 진모지구를 주행사장으로, 금오도·개도·여수세계박람회장을 부행사장으로 운영한다. 김희윤 기자
핵심 프로그램 '섬 체험'은 여전히 바닷길 위에

진모지구 주행사장은 더 이상 빈터가 아니었다. 피라미드형 주제관은 박람회의 얼굴로 윤곽을 드러냈고, 텐트형 전시관도 7월 말 준공 일정에 맞춰 올라가고 있었다. 준비 부족 논란을 누그러뜨릴 만한 속도감은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박람회의 본질인 '섬 체험'은 여전히 좁은 바닷길과 운항 절차 위에 걸려 있다. 조직위가 공언한 체류형 관광과 주민 소득 창출은 하루 1200명 수준의 개도·금오도 수송력, 유람선·요트 활용 해상 동선의 관계기관 협의, 기상 악화 시 운항 중단 기준이 맞물려야 현실화될 수 있다.

조직위는 8월 한 달간 시범운영과 안전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기간에는 전시관 공사 마감뿐 아니라 TFS 텐트형 전시관의 기상 대응, 해상 동선의 운항 기준, 개도·금오도 부행사장 프로그램의 정원 관리가 주요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박람회는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돌산 진모지구와 개도·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대에서 열린다.

여수=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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