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伊 보완적 관계…서로 도움 되는 나라 만들자" (종합)
인적교류 150만명 목표…반도체·우주·첨단산업·문화협력 확대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세 번째 공식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을 평가하고, 경제·첨단산업·우주·문화·개발협력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총리 영빈관인 '빌라 도리아 팜필리'에서 오찬을 겸해 열린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협력의 틀 마련이 필요한 것 같으며, 그래서 양자관계 발전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서로 보완적 관계이고, 우리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탈리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탈리아를 서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을 환영하며 자신이 올해 1월 방한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5개월 만에 이탈리아를 찾은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이어 멜로니 총리와 세 번째 회담을 갖게 된 데 대해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공감대를 이루어 기쁘다"며 "이번 만남이 양국 간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여는 또 다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담 초반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 승리 소식이 화제가 됐다. 멜로니 총리가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하자,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났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번에 채택한 전략적 행동계획이 새로 격상된 양국 관계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정치·외교 대화는 물론 교역·투자, 과학기술, 국방·우주, 문화·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분야별 이행 상황을 점검하며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기로 했다.
인적교류 확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 정상은 현재 연간 100만명 수준인 양국 인적교류를 수교 150주년을 맞는 2034년까지 150만명 규모로 확대할 수 있도록 교류 기반을 넓히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관광·문화 교류뿐 아니라 기업 간 교류와 청년·전문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 기업 간 교역·투자 확대가 논의됐다. 양 정상은 이날 저녁 양국 3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리는 점을 평가하고, 이번 방문 계기 체결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협력 및 사회연대경제 협력 양해각서가 양국 중소기업 지원과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 1월 멜로니 총리 방한 당시 제기했던 이탈리아의 '초감가상각제도'와 관련해 최근 우리 기업에 불리한 요건이 해소된 점에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정상 간 협의를 통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예방한 사례라며 "양국 정부의 두터운 의지와 신뢰를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이탈리아 기업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첨단산업 등 양국 강점 결합한 호혜적 협력 강화…공급망·에너지 긴밀 공조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협력도 확대된다. 양 정상은 올해 1월 체결한 '반도체 협력 양해각서(MOU)'와 이번 방문 계기 체결되는 '첨단과학기술·ICT 협력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호혜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최근에는 국방, 인공위성·우주, 첨단산업 분야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를 했다"며 "이를 통해 서로에게 더 힘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주 분야에서는 양국 우주청 간 위성 궤도·위치 추적, 위험 대응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한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러한 협력이 양국 간 전략기술 파트너십을 고도화하고, 미래세대가 지속 가능한 공동번영의 기반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문화 협력 분야에서는 '영화 공동제작 협정' 타결이 성과로 제시됐다. 또 로마 주요 유적지인 포로로마노의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 개시, 국립중앙박물관과 우피치 미술관 간 협력 양해각서 체결 등도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교류를 넓히는 성과로 거론됐다.
국제 현안에 대한 공조 의지도 확인됐다. 양 정상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지정학적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협력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이번에 체결된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개발협력 사업에서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농업·농촌개발, 디지털, 교육훈련 등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공동 협력 사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양국은 이번 공식회담을 통해 새로 격상된 '특별 전략적 동반자'에 걸맞은 전방위적이고 더욱 긴밀한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며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을 함께 극복하고 공동번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상 간의 굳건한 신뢰와 유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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