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세계속으로]개인정보 보호 강조하는 애플표 AI…"이용자 정보 학습 X"
'인공지능(AI) 지각생'이라는 오명을 썼던 애플이 AI 신기능을 대거 공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애플은 자체 모델 개발의 한계를 인정한 듯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자체 모델을 구축하면서도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방점을 뒀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SVP)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6'에서 "대부분의 AI 제공업체는 데이터 보호 책임을 사용자에게 떠넘기지만,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와 비공개 클라우드를 통해 애플을 포함한 누구도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이를 저장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Siri)에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통합한 '시리 AI'를 공개했다. 시리 AI는 이용자 맥락을 이해하는 한편, 이용자의 작업을 대신해줄 수 있는 '에이전틱 AI'의 모습을 일부 갖췄다. 이전 대화 내용이나 사진, 이메일 등 맥락을 인식할 수 있고,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거나 미리 알림 목록에 넣을 수도 있다.
애플은 시리 AI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특히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더리기 부사장은 "제미나이 모델 통합 이후에도 이용자 정보가 구글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며 "우리는 구글의 일반 고객용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시리 AI의 근간 모델인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의 뼈대를 자체 구축한 다음 제미나이를 활용해 고도화하는 정제 과정을 거쳤다. 제미나이 모델을 직접 활용하는 게 아닌 만큼, 이용자 입력 정보가 구글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게 페더리기 부사장의 설명이다. 시리 AI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맥북 등 기기에 저장된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지만,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가 AI 모델을 거치는 과정도 보안을 최우선으로 뒀다. 애플은 기기 내부에 경량 AI 모델을 탑재해 간단한 요청은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적용했다. 이 경우 데이터가 기기 내부에서만 처리돼 정보 유출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요청은 애플 서버에서 작동하는 고성능 모델인 'AFM 클라우드 프로'가 맡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요청 내용과 데이터는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PCC) 환경을 통해 애플 서버로 전송된다.
애플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애플은 2021년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통해 구글, 메타 등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들의 앱 이용 정보를 광고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 탓에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펼칠 수 없어 매출 타격을 입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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