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명청대전’ 시즌2 열리나…정청래 흔드는 김민석·송영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출마가 유력한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경쟁 구도 속에 송 의원의 출마가 양자 구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국회 토론회에서 “정 대표의 거취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인식’을 표현했는데, 현 지도부와 느낌이 다르다”며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한 말도 했다. 송 의원은 5일에도 “당원과 민심을 보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송 의원 출마 시 3파전 속에 막판에 김민석·송영길 두 주자 중 자연스레 한 명에 표심이 쏠려 양자구도가 되는 그림이 거론된다. 친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정청래 대 나머지 구도로 끝까지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마지막에 하나로 뭉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송 의원과 가까운 의원도 “김민석과 송영길이 다 나와서 판을 벌이고 세력을 규합하면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실제 송 의원은 4월 인천 연수갑에 공천된 뒤 줄곧 ‘반청·친명’(반정청래·친이재명) 노선을 타고 있다. 그는 공천 일주일 만에 YTN 라디오에서 “(공천을)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했고, 지난 7일 광주를 방문해선 “폭동이 날 수준의 깜깜이 공천”이라고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했다.
반면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의 역사를 언급하며 ‘나도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말씀하신 대목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분열보다 통합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버팀목이 되겠다는 뜻이다.

이런 탓인지 정 대표 지지층에서는 송 의원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송영길 의원 해당 행위 징계 청원, 함께해 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송 의원은 민주당 후보였음에도, 전북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경쟁하는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는 이유다.

이런 와중 정 대표와 김 총리의 신경전은 과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9일 유럽 순방길에 김 총리는 동행하고 정 대표가 동행하지 않은 이후, 김 총리 측은 “이 대통령이 김 총리를 찍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당심(黨心)에서 김민석이든 송영길이든 정 대표에게 한참 밀린다. 1등이 원래 견제받는 법”이라고 받아쳤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는 정 대표에게 선거 결과 책임을 물으며 “사퇴하라”(장철민·임미애 의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친청계(친정청래계) 최민희 의원은 “서울시장 패배는 전략 실패”라고 정 대표를 옹호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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