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좀 열자” “규제 과도”…청라대교 오토바이 갈등, 법정 간다

변민철 2026. 6.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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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개통한 인천 청라하늘대교 인근 도로의 고소음 이륜차(오토바이) 통행 제한 시행을 앞두고 운전자들이 반발하며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이륜차 운전자들은 이번 소음 규제를 비롯해 관련 규제가 스포츠카 등 자동차보다 과도하게 적용돼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안전한 운행 문화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일정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12일 인천 중구 청라하늘대교 인근 하늘대로에서 인천중부경찰서, 중구청,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이 이륜차 소음 합동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법인 지음은 인천 중구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을 예고한 ‘이동소음 규제지역 개정고시’ 내용 중 일부를 취소해달라는 집단 행정소송에 참여할 이륜차 운전자를 지난 2일부터 모집하고 있다. 이 고시는 공동주택 경계선에서 직선거리 50m 이내 지역 및 중구 중산동 1997·1998번지 하늘대로 일원(청라하늘대교 인근)에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95데시벨(㏈)을 초과하는 이륜차의 운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구는 1월 개통한 청라하늘대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우려해 지난 4월 이 조치를 마련했다.

영종구 아파트 주민연합회 관계자는 “청라하늘대교 개통 이후 창문을 열기 힘들 정도로 이륜차 소음이 늘었다. 영종도가 라이딩하기 좋다 보니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며 “굉음을 내는 스포츠카도 있지만, 이륜차만의 특유의 소음이 더 많다”고 했다.

이를 두고 지음 측은 “중구의 조치는 사실상 특정 시간대 이륜차 통행을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현행 법령상 이륜자동차 배기소음 기준은 여전히 105데시벨(㏈) 체계가 유지되고 있는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95데시벨(㏈)을 기준으로 별도의 운행 제한 또는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및 공법상 비례원·평등원칙 등 위배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소송 준비 이유를 밝혔다.

소송을 맡은 이호용 지음 변호사는 “이번 규제는 최고 배기소음이 95데시벨(㏈)를 초과하는 성능의 이륜차 통행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실제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수준과는 무관하다”며 “스포츠카 등 차량은 규제 대상에서 빠진 부분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륜차만 규제 과하다” 법적 공방 이어져


이륜차 운전자들은 이번 소송 이전에도 과도한 규제를 주장하며 여러 차레 법적 분쟁을 벌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0년 청구된 도로교통법 제63조 위헌확인 헌법소원이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한 이륜차 운전자 A씨는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이 조항이 행복추구권·평등권·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12일 진행된 청라하늘대교 통행 이륜차 소음 특별단속. 연합뉴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이미 2007년 (헌재) 결정 등에서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이 통행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륜차 등에 관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 추이, 이륜차 운전행태에 관한 일반 국민의 인식 등을 고려하면 선례를 변경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에도 이륜차 운전자들은 지난해 9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을 통해 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가를 재차 요구했다. 이 청원은 현재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김남훈 대한이륜자동차실사용자협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이륜차 제도는 대부분 일본 정책을 참고해 도입됐지만, 일본은 시대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어느 시점부터 제도 개선이 사실상 멈춰 있다”며 “규제만 늘릴 것이 아니라 이륜차 면허 취득 요건을 강화하고 관리·감독 체계를 정비하는 등 시대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륜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늘어 지난 4월 기준 227만대에 달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1만4129건으로 전년(1만5290건)보다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는 361명에서 388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 때문에 안전한 이륜차 운전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일정 수준의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모범적으로 운전하는 이들도 많지만, 난폭 운전이나 위험한 주행을 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아 이륜차에 대한 국민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적인 이륜차 문화가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다소 강한 규제를 통해 안전 문화를 먼저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민철 기자 byun.min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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