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시절 이후 첫 끝내기 안타→KBO 역대 19번째 기록까지…"포기하지 않았다" 서건창이 돌아본 9회말 [고척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극적인 한 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설종진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즌 성적은 24승40패1무(0.375)가 됐다.
키움 선발 안우진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은 5회말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답답했던 흐름을 깬 선수는 서건창이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서건창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의 5구째 145km/h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서건창의 홈런은 KIA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지난해 4월 11일 광주 SSG 랜더스전 이후 427일 만이었다. 키움 소속으로는 2021년 6월 27일 고척 KIA전 이후 무려 1811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키움은 7회말과 8회말을 무득점으로 마쳤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3으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 여동욱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은 볼 2개를 침착하게 골라낸 뒤 이민우의 3구째 143km/h 투심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2루주자 김건희에 이어 1루주자 여동욱까지 홈을 밟으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3루에 도착한 서건창은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서건창이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건 KIA에서 뛰던 2024년 9월 5일 광주 한화전 이후 645일 만이었다. 동시에 KBO리그 역대 19번째 끝내기 3루타라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가장 최근 끝내기 3루타를 기록한 선수는 홍현빈(당시 KT 위즈, 현 삼성 라이온즈)으로, 2024년 6월 28일 수원 삼성전에서 이 기록을 세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서건창은 "투수들이 잘 버텨줘서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포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 팀이 최근에 지는 경기에서도 8~9회에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그아웃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타석을 기다렸다는 게 서건창의 이야기다. 서건창은 "좋은 기회가 만들어져야 내 타순까지 올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오면 그냥 과감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사실 나보다는 앞에서 (여)동욱이가 훨씬 더 부담됐을 것 같다. 나도 대타로 많이 나가서 알지만 대타라는 게 쉽지 않은데, 그렇게 연결해줬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나는 그냥 미리 준비했던 것이라고 부담되진 않았다"고 얘기했다.
끝내기 상황에서 3루까지 내달린 이유도 공개했다. 서건창은 "2루에서 멈출 수도 있었지만 그냥 뛰었다. 결과적으로 3루까지 간 게 승부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 베이스라도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고척돔이 크기도 하고 타구가 가장 깊은 곳으로 향했기 때문에 동욱이의 주력이면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사실 마지막에 3루를 밟으면서 이게 동점타인지 끝내기인지 순간적으로 헷갈렸다. 더그아웃을 보니까 다 뛰어나오길래 그때 끝내기라는 걸 알았다"고 웃었다.
서건창은 다른 선수들이 끝내기를 쳤을 때보다 물세례를 덜 받았다. 이에 그는 "후배들이 무서워서 못 한다.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에 끝내기를 치게 되면 그때는 물을 뿌려도 된다. 도망가지 않고 맞겠다"고 미소 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으로 돌아온 서건창은 지난달 20일 구단과 계약 기간 2년(2027~2028년), 최대 6억원(연봉 5억원, 옵션 1억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키움 구단은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끈 서건창과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팀 발전에 큰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비FA 다년계약 발표 이후 서건창의 방망이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건창은 지난달 20일부터 12일까지 21경기에서 83타수 25안타 타율 0.301, 6타점, 출루율 0.402, 장타율 0.434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팀 내에서 20안타 이상을 때린 선수는 서건창이 유일했다.
서건창은 "그때부터였는지는 확실히 봐야 할 것 같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분명히 마음이 편해진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졌다. 서건창은 "기강을 잡았다가도 적정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다독여주기도 한다. 그걸 조절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며 "어떤 모습이 좋은 선배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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