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보낸 강아지 상태에 '경악'…中 시민들 분노 폭발
시민 100여명 수일간 항의
중국에서 한 남성이 반려동물을 학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 수백명이 항의 집회를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동물 학대 처벌 법규가 미비한 중국에서는 관련 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12일 광명망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 따르면 중국 충칭에 거주하는 리모씨(39)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양이와 개를 무상 입양한 뒤 학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충칭 공안국(경찰)은 지난 8일 저녁 리씨를 아파트 고층에서 물건을 던진 혐의와 공공기물 훼손 혐의로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항의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후 시위 참가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집회 규모가 커졌고, 경찰은 9일 오후 일부 참가자를 연행했다. 그럼에도 밤늦게까지 많은 시민이 현장 주변에 남아 항의를 이어갔다.
리씨는 여러 차례 SNS를 통해 고양이와 개를 무료로 입양한 뒤 학대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근 동물보호 자원봉사자들은 리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계단에서 심하게 다친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강아지는 네 다리가 골절된 상태였으며, 이가 부러지고 꼬리까지 잘려 있었다. 강아지는 머리까지 심하게 부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들은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은 리씨의 주거지 아래로 모여들어 동물 학대 반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경찰이 팻말을 압수한 이후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밤새 현장을 지켰다.
다음 날인 9일 오전에는 시위 인파가 더욱 늘어 100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외부인의 아파트 단지 출입을 제한했고, 9일 오후부터 일부 시위 참가자를 연행했다. 그러나 이날 밤에도 많은 시민이 단지 정문 밖에 모여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시위 참가자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영상은 온라인에 확산했으나 이후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는 아직 동물 학대를 직접 처벌하는 법률이 없는 상태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0년 "동물 학대는 극소수 사례에 해당한다"며 별도 입법보다는 기존 법률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매체는 최근 중국에서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번처럼 반려동물 학대 의혹을 계기로 대규모 시민 집회가 열린 사례는 비교적 드물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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