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오늘 나스닥 상장…역대 최대 흥행 뒤엔 ‘불안’ 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다. 청약 경쟁률이 4배를 넘어서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고평가 경계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확정됐다. 공모금액 750억 달러(약 114조원)로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약 2700조원)로, 상장 즉시 미국 시가총액 7위 수준에 올라선다. 기관 대상 초과 배정 옵션(8330만 주)을 전량 행사하면 공모금액은 860억 달러(약 130조원)까지 늘어난다. 종목코드는 ‘SPCX’다.
월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미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목표주가 190달러(공모가 대비 41% 상승 여력)를 제시하며 “자본·데이터·대규모언어모델(LLM)·하드웨어·엔지니어링 인재를 모두 갖춘 유일한 수직 통합형 인공지능(AI)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트리트리서치도 목표주가 165달러를 제시하며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적정 기업가치를 7800억 달러(1186조원)로 산정했다. IPO 기업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스페이스X의 막연한 꿈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 마이클 버리는 “IPO 신고서 어디에도 기업가치 2조 달러는커녕 1조 달러를 정당화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2001년 엔론의 도산을 예측한 짐 차노스 차노스앤컴퍼니 창립자는 “마치 ‘커튼 뒤의 인물을 보지 말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직격했다.
스페이스X 실적을 둘러싼 불안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순손실은 42억8000만 달러(6조5000억원), 지난해 연간 손실도 49억 달러(7조4500억원)에 달한다. 최근 흡수한 AI 계열사 ‘xAI’가 막대한 현금을 소진하고 있고, 우주 인프라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가 기준 매출 대비 기업가치 배수(PSR)는 약 94배에 달한다. 엔비디아(20배 안팎)·알파벳(9~10배) 등 주요 빅테크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상장 초기 변동성 우려도 크다. 상장 당일 유통 주식 비율이 4.2% 수준으로 수급 불균형 가능성이 제기된다. CNBC의 투자 프로그램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기관 수요에 개인의 시장가 주문까지 몰리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며 “통제되지 않는 거래는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은 스페이스X의 흥행 여부를 오픈AI·앤스로픽 등 차기 AI 대형 IPO의 풍향계로 보고 있다.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경우 AI 기업 전반의 재평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청약에 참여할 수 없어 상장 후 본주를 직접 매수하거나 스페이스X 지분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가 가능하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주가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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