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립” 트럼프폰 뜯어보니 2년 된 구형 중국폰에 겉만 금색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통신사업 브랜드 '트럼프 모바일'이 '미국 조립(Made in America Assembled)'을 내세워 출시한 스마트폰 'T1'이 사실상 중국에서 생산된 기존 스마트폰의 변형 모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 전자제품 수리 전문 매체 아이픽스잇(iFixit)은 최근 T1을 CT 촬영과 분해 분석한 결과, 해당 제품이 HTC의 스마트폰 'U24 프로'와 내부 구조가 거의 동일하다고 밝혔다.
HTC 본사는 대만에 있지만 U24 프로는 중국 광둥성의 제조업자 개발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ODM) 업체 위안창전자에서 생산된 모델이다. 아이픽스잇은 두 제품의 내부 부품 배치와 기판 구조, 나사 위치, 스피커 모듈 등이 사실상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제품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 7 3세대(SM7550) 칩셋을 탑재했으며, 실제로 U24 프로의 메인보드를 T1에 장착하는 실험에서도 정상 작동이 확인됐다.

외형상으로는 플래시 위치와 스피커 홀 패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분해 결과 플래시 케이블 길이만 조정됐을 뿐 내부 구조는 동일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해상도의 OLED 패널을 사용했으며, 현미경 분석 결과 픽셀 배열까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점은 배터리와 외장 정도였다. T1은 5000mAh 배터리를 채택해 U24 프로(4600mAh)보다 용량이 소폭 늘어났지만, 충전 속도는 최대 30W로 U24 프로의 60W보다 오히려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아이픽스잇은 "T1은 사실상 HTC U24 프로에 금색 외장을 입히고 일부 사양만 변경한 제품"이라며 "설계와 생산, 주요 부품 공급망 모두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국산(Made in USA)' 표기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트럼프 모바일이 사용한 '미국 조립(Assembled in America)' 표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모바일 T1은 여러 차례 출시가 연기된 끝에 지난 5월 정식 판매를 시작했으며, 판매 가격은 499달러(약 76만원)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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