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간 나홀로 '교리' 설명한 한학자 총재... 이어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이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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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학자 통일교 총재(2013년 4월 9일 사진) |
| ⓒ 연합뉴스 |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변이다. 한 총재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약 10분간 홀로 입장을 밝힌 뒤 이어진 질문에는 침묵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건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많은 거짓 사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윤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 전 총재 비서실장 등에 대한 2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한 총재는 환자복과 가디건 차림에 휠체어를 탑승한 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직접 선서문을 낭독하지 못해 통일교 후계자로 호명되는 손주 문신출씨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윤영호 탓하더니 입 닫은 한학자 총재
한 총재는 증인 선서 후 재판장을 향해 "내가 한 마디 말해도 되겠냐"며 발언 기회를 얻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건희씨를 호명하며 "그들에게 금원이나 선물을 준 적이 없다"고 입을 뗐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이 세계본부와 가정연합(통일교)을 대표해 많은 거짓 사실을 만들어냈다"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권성동에게 1억을 준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게도 선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게 된 건 내가 믿고 아꼈던 윤영호라는 사람이 세계본부와 가정연합을 대표해서 많은 거짓 사실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후 그는 "나는 창조주 하늘 부모님의 꿈을 지상에 이루기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며 통일교 교리 관련 설명을 했다. 한 총재가 발언하는 동안 윤 전 본부장은 증인석 뒤편에 마련된 피고인석에 앉아 정면만 응시했다. 약 10분간 입장을 밝힌 한 총재는 이어진 윤 전 본부장 측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은 한 총재의 특검 조사 당시 진술을 근거로 따져 물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지 않았냐", "윤 전 본부장이 총재 지시 없이 다른 간부에게 업무 지시를 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 등을 물었지만, 한 총재는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2025년 9월경 윤 전 본부장에게 '한 총재의 (범행) 지시가 없었다', '한 총재는 지시가 아닌 사후 승인을 했다'는 식의 자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어 "나도 이 문서를 직접 읽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냐"고 재차 되물었다. 다만 한 총재는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이후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휴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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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9월 15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는 부인 한학자씨. |
| ⓒ 권우성 |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세네갈에 대선 자금을 지원한 것은 불법'이란 말을 들은 적 없냐"는 특검 질문에 한 총재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증언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세네갈 정치 지도자에 대한 선거자금 지원 금액은 어떻게 결정했냐"고 묻자, 그는 "선거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묻는 특검 질문에 "나는 책임자로 쓰는 사람을 믿었다"고 주장했다. 더해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 의사에 반해 무언가를 하지는 않지 않았냐"는 특검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남도현·박예주·오세진 검사가 출석했다.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권오석·류재훈·송우철·이경환·이혁·조하나(이하 법무법인 태평양), 송시현(이하 법무법인 LKB평산) 등 총 7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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