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력자 측근 논란에…트럼프, 美정보당국 수장 9일만에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제이 클레이턴 뉴욕 남부연방검사장을 차기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로 지명했다. 정보·안보 분야 경력이 없는 측근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장을 DNI 직무대행에 임명한 지 9일 만이다.
미 정보기관 18곳을 총괄하는 최고 정보책임자에 관련 분야 경험이 없는 측근을 기용한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기존 인사를 철회한 것이다. 하지만 클레이턴 후보자 역시 정보 분야 경험이 없어 인선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매우 존경받는 클레이턴을 차기 DNI 국장에 지명하고, 무엇보다 그가 나의 내각에서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전 세계 법조계에서 제이만큼 존경받는 사람은 드물다”며 “상원이 가능한 한 빨리 인준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클레이턴 후보자는 현재 뉴욕 남부연방검사장을 맡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지냈다.
클레이턴 후보자 지명은 지난달 털시 개버드 현 DNI 국장이 공식 사의를 표명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후임 인선에 대한 비판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펄티를 DNI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펄티가 주택금융 정책과 투자업계 경력을 제외하면 국가안보·정보 분야 경험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 때문에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 의견이 커졌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은 당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펄티는 트럼프의 정치적 측근으로 분류되며 최근에는 트럼프 정적들을 상대로 한 각종 금융 사기 의혹 제기를 주도해 왔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보기관 18곳의 정보 수집과 분석, 기관 간 조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정보기관 간 정보 공유 실패 문제가 드러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04년 신설됐다. 대통령에게 매일 보고되는 최고 기밀문서인 대통령 일일정보보고(PDB) 작성도 총괄한다.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그(펄티)는 영구적인 선택은 아니다. 지금 다른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있다”고 밝혔고, 일주일 만인 이날 신임 차기 DNI 국장 인선을 발표했다.
그러나 클레이턴 후보자 역시 인선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경력상 법조계 및 금융 규제 분야 관료 출신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서다. 국가안보나 정보 분야의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검증된 측근 인사를 관련 분야 전문성과 관계없이 기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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