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목적, 북한 도발 유도' 윤석열 징역 30년...변호인단 울먹

선대식 2026. 6. 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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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일반이적·직권남용' 판단, "비상계엄 상황 조성 위해 작전"... 김용현 징역 30년·여인형 징역 15년

[선대식 기자]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2024.10.19
ⓒ 연합뉴스
이정엽 재판장이 "윤석열, 김용현 징역 30년"이라고 판결 주문을 낭독하자, 윤석열씨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법정에는 헛웃음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정엽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윤석열씨의 일반이적·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는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할 목적으로 한반도에의 전시 상황을 작출하려 한 반국가・반국민적 범죄'라는 이유로 구형한 것과 같다.

공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징역 30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비상계엄 요건 조성 목적을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인기 작전 은폐 혐의로만 재판에 넘겨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은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윤석열, 비상계엄 상황 조성 위해 처음부터 작전 승인"

재판부는 그동안 군사 기밀을 다룬다는 이유로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했는데, 이날 선고기일만큼은 취재진과 방청객에게 공개했다. 다만 방송중계를 허용하지 않았고,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한 사실관계 언급을 최소화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 김용현, 여인형은 비상계엄 선포의 법적 요건을 작출함과 동시에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명분 및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여 우리 군과 국민에 대한 무력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도발을 유도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관계를 고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국가적 비상 상황을 조성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판단했다.
 윤석열씨는 4월 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
ⓒ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근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사건 작전은 북한을 자극하고 도발의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에 따른 우리 국민과 군의 인명 피해 및 재산상 피해 위험을 발생시켰다. 이 사건 작전은 대한민국이 보유한 군사력을 국가의 안전보장, 국토방위와는 무관한 사적인 목적에 사용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하고 유사시 즉시 투입되어야 할 우리 군사력의 활용 가능성을 방해했다. 이 사건 작전으로 우리 전력 등이 북한에 노출되어 향후 작전 수행이 어려워지고, 북한의 대비태세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작전은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였다."

2024년 무인기 침투 작전은 외형상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북한 오물풍선 대응 명목으로 작전 실행을 지시한 것이다. 윤석열씨와 여인형 전 사령관이 일반이적 공범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는데,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 이유로 "윤석열은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이 사건 작전의 실행을 처음부터 승인하였고, 피고인 여인형은 비상계엄 구상 및 계획에 참여하면서, 이 사건 작전 등과 관련하여 비상계엄 선포 시기 또는 조건 등을 피고인 김용현과 논의하고, 이 사건 작전이 비밀리에 계속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라고 밝혔다.

피고인들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유죄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작전 실행 지시는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한 국군의 사명(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 수행)에 반하여 국군을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인들은 그러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 피고인 윤석열, 김용현은 군인에 대한 직무상 명령권 등을 남용하였고, 피고인 여인형은 이들에 가담하여 합참의장 김명수, 합참 작전본부장 이승오, 드론작전사령관 피고인 김용대 및 드론작전사령부 소속 군인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김용현 전 장관, 김용대 전 사령관의 무인기 작전 은폐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명령 허위보고 등)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양형이유에서 "국민의 기본적인 믿음 배신"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비상계엄 선포 권한은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대통령에게 부여된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 윤석열, 김용현, 여인형은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사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고 했다. 이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비상계엄 선포 권한의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군인들을 군사작전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은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 등 정당한 목적으로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본적인 믿음을 배신한 것이다. 또한 군에서의 상관 명령의 적법성 및 정당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윤씨 개별 양형이유에서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수호할 1차적 책무를 부여하는 한편, 이를 위한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군통수권과 계엄선포권 등의 권한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윤석열은 그와 같은 권한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이 사건 작전을 승인했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은 이 사건 작전을 알지 못한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관계자들이 작전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이 사건 작전을 알지 못한 사람들을 탓하고 있다"면서 이를 윤씨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반영했다.

윤석열 변호인단 "무도한 사법부를 그냥 둬서는 안된다"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려 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왼쪽부터)김계리, 송진호, 배의철, 배보윤 변호사가 1심 선고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씨 법률대리인단은 판결 선고 직후 "특검의 수사와 기소 그리고 재판이 바로 이적행위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을 냈다. 이들은 "우리 군의 무인기를 통한 대북전단살포는 북한의 7000개의 오물풍선 공격에 대한 정당한 군사작전이었다. 이를 이적이라 하는 특검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야말로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를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대응을 범죄로 규명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작전을 이적 행위로 판단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외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의 기소와 오늘의 재판은 대한민국의 안보 역량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중대한 상처를 남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며, 그 책임과 평가는 결국 역사의 엄정한 심판 앞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기자회견에서 "너무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국민이 각성해야 한다. 무도한 사법부를 그냥 둬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울먹이면서 "단 한 번도 유죄가 선고될 거라고 생각한 적 없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방첩사를 해체했다. 누가 이적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은 "휴전 국가에서 군의 손발을 묶어놓고 나라를 지키라고 하는, 대한민국에 불행한 판결이다. 이 사건 판결로 이익을 보는 자는 김정은 정권이다. 우리 군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본연의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항소하여 잘못된 판결에 대항하여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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