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첫 조만장자 눈 앞…스페이스X 상장 신기록

이가현 2026. 6. 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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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5560만주 공모로 113조원 조달
기업가치 약 2688조원에 달해
AI 열풍 속 공모 물량 3~4배 초과 주문
오픈AI·앤트로픽 상장 기대도 증폭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가 11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확정하며 세계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을 성사시켰다. AI 투자 열풍을 등에 업은 이번 상장은 머스크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동시에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차기 초대형 기술기업 상장의 길을 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이날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고 5억5560만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750억달러(약 113조9000억원)를 조달하게 되며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약 2688조원)로 평가됐다. 주관사들이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전량 행사할 경우 조달 규모는 860억달러, 기업가치는 1조780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난다.

이는 2019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기록한 294억달러 IPO를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스페이스X는 13일부터 나스닥에서 종목코드 ‘SPCX’로 거래를 시작한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기관과 개인투자자 주문 규모는 공모 물량의 3~4배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를 지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1000억달러가 넘는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카타르·쿠웨이트 국부펀드, 블랙록 등 대형 투자기관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번 상장은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이스X는 과거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중심 기업이었지만 올해 초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인수하면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신규 위성망 구축과 AI 데이터센터 사업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최근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지구의 에너지 제약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날개 길이 70m 규모의 AI 위성 구상도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장기적으로 우주 데이터센터와 달 기지, 화성 식민지 건설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상장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상장 가능성에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비공개 상장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업가치가 각각 1조달러 안팎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 주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AI 대표 기업들의 IPO가 잇따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수혜자는 역시 머스크다. IPO 가격 기준 그의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6800억달러를 웃돈다. 블룸버그는 이번 상장으로 머스크의 순자산이 약 2750억달러 증가해 총 9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상장 후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머스크는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자산 1조달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 18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AI 투자 확대 여파로 49억달러 순손실을 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아직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우주 데이터센터와 달 공장, 화성 식민지 계획이 현재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로 유명한 짐 채노스는 “희망과 꿈에 기반한 IPO”라며 “AI와 머스크에 대한 열광이 기업 실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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