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찰 주지스님이었는데…4년간 47번 마카오 오간 이유

거액의 해외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충북 보은 법주사 전 주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진용 부장판사는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전 법주사 주지 6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47회에 걸쳐 슬롯머신, 바카라 도박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8년 3월 다른 승려들이 사찰에서 도박한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법정에서 "바카라를 한 사실이 없고, 슬롯머신은 도박 위험성이 낮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도박장 관계자를 통해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10만달러로 11만달러를 따기도 한 사실이 확인되며, 슬롯머신 역시 도박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법주사에 주지로 재직한 사람으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나 도박 횟수가 많고, 도박죄로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찰 내 승려들의 도박을 방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승려들이 앞선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점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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