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품은 냉장고…삼성전자, 24만개 레시피로 AI 주방 평정
신선식품 형태 넘어 포장지 라벨까지 판독
삼성을 대표하는 주방 가전이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탑재하며 식생활 전반을 제어하는 '지능형 비서'로 거듭났다. 단순히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하드웨어적 역할을 넘어, 내부 비축량을 스스로 인지하고 실시간 재고에 맞춰 최적의 요리법을 능동적으로 제안하는 차세대 주방 가전의 청사진이 베일을 벗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나흘간 개최된 글로벌 푸드테크 전시회 '월드푸드테크 컨펙스 2026(WFT26)'에 참가해 '스마트싱스 푸드' 플랫폼과 2026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중심으로 한 진화된 주방 가전 생태계를 선보였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단연 2026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앞이었다. 해당 제품은 시선을 사로잡는 32형 대형 터치스크린과 내부 카메라에 한층 고도화된 'AI 비전'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특히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와 고해상도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새롭게 입혀, 가공식품의 포장지나 와인병 라벨에 적힌 세부 텍스트까지 스스로 인식해 내부 자산으로 기록하는 성능을 증명했다.
이렇게 확보된 식재료 데이터는 전 세계 101개 국가 및 지역에 서비스되는 '스마트싱스 푸드' 플랫폼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플랫폼 내에 내장된 24만 개 이상의 방대한 레시피 데이터베이스는 사용자가 남은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당장 조리할 수 있는 맞춤형 식단을 짜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행사 이튿날인 10일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기존의 스마트 주방이 사람의 지시에 따라 기기를 작동시키는 일방향 자동화에 머물렀다면, 미래의 주방은 사용자의 상황과 라이프스타일 맥락을 읽고 최선의 결정을 돕는 능동형 공간이 될 것"이라며 가전과 데이터, 개인의 요리 경험을 하나로 관통하는 '연결된 지능'의 비전을 선포했다.

양 부사장은 일반적인 대화형 생성형 AI와 삼성 푸드 AI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실시간 비축물량 인식 기반의 맥락 파악'을 꼽았다. 예컨대 포털이나 일반 AI에 '고단백 한국식 식단'을 주문하면 냉장고 사정과 무관하게 치킨 덮밥 같은 메뉴를 제안하지만, 삼성의 푸드 AI는 현재 냉장고에 보관 중인 재료를 즉각 연동해 곧바로 조리할 수 있는 '두부김치'를 우선순위로 매칭해 준다. 이어 최적의 온도와 조리 시간 데이터를 오븐이나 인덕션으로 곧바로 쏘아 보내 요리 초보자도 실패 없는 조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가전 생태계 간의 시너지도 고도화됐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일주일간 냉장고 입출고 패턴을 학습해 개개인의 식생활 성향을 정밀 분석해 주는 '푸드노트'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관 기한이 지나거나 부족해진 식자재는 연동된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스크린 터치 한 번으로 즉시 재구매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웰니스 플랫폼인 '삼성 헬스'와도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해 사용자의 일일 영양소 섭취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몸에 부족한 영양 요소를 채워줄 수 있는 레시피를 맞춤형으로 상단에 노출해 주는 토탈 케어 솔루션까지 구축했다.
양 부사장은 "우리가 바라보는 푸드 AI의 다음 단계는 특정한 단일 기능이 아니라, 식생활 여정에 물 흐르듯 이어지는 고도의 지능"이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연결된 지능을 바탕으로 더 건강하고 경제적이며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완성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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