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보험 두 축 키우는 미래에셋생명…‘한국형 버크셔’도 시동

11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34억원으로 전년 동기(248억원) 대비 115.4% 증가했다. 세전이익은 663억원으로 같은 기간 72.8% 늘었다.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당사가 목표로 한 전략적 전환이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를 보험과 투자를 결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 정착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유망 기술기업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수준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에 직접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것도 투자 부문이다. 1분기 투자손익은 586억원으로 보험손익(77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자산 손상차손이 반영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해외 PI 자산 실적이 회복되면서 평가이익과 처분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투자 역량을 활용한 자산운용 경쟁력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손익 개선은 과제…건강보험 확대
반면 보험 본업은 아직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올 1분기 보험손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389억원)보다 80.2%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실손보험 계리 가정 변경을 반영하면서 약 103억원 규모의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데다 건강검진 이후 진단·수술 관련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실제로 장기보험 손해율은 97.9%로 직전 분기보다 8.1%포인트 상승했다. 보험금과 사업비가 예상보다 많이 발생하면서 보험금 및 사업비 예실차도 마이너스(-) 17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 감소세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보험손익은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2023년 1690억원에서 2024년 1193억원, 2025년 112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손익이 흑자 전환하며 크게 개선됐음에도 당기순이익이 1249억원으로 전년(1250억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문 배경에도 보험손익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미래에셋생명은 투자의 기반이 되는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건강보험 중심의 보장성보험 확대다.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1분기 전체 연납화보험료(APE·보험 판매 실적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는 1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 APE는 1011억원으로 34.6% 늘었다. 저축성·변액보험보다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가 확대되면서 신계약 CSM도 15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기자본 투자 특성상 투자 성과가 좋아지면 자기자본이 늘어나고, 늘어난 자본이 다시 투자 여력 확대로 이어진다”며 “건강보험은 여러 GA와 협력한 결과 예상보다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으며 점차 안착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AI·글로벌 투자…성장동력 다변화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연금 사업 강화, AI·디지털 혁신, 자산운용 체계 개편을 3대 성장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연금 시장 공략에 힘을 싣을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 중심에서 ’인출‘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은퇴자산을 얼마나 모을지보다 은퇴 이후 이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나눠 받을지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은 보증형 개인형퇴직연금(IRP) 판매 확대와 펀드 라인업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은퇴 후 현금흐름 설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AI와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AI 기반 상품 설계 자동화와 청약 프로세스 효율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전문 인력 확충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청약 설계, 상품 개발, 고객 서비스, 보험금 지급 등 주요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해 고객 경험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운용 체계 개편도 지속 추진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일반계정 자산을 ALM 부문과 PI 부문으로 나눠 운용하는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미래에셋생명은 ALM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유지하면서 PI 부문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기술 분야 혁신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은 단기 실적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본업 경쟁력과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차별화된 자산운용 역량, AI 기반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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