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려도 적자”…LPG 값 인상에 공급사‧택시업계 ‘동반 한숨’
“가격 올려도 원가 못 메워”…미반영분 누적 부담
부탄 가격 상승에 택시 업계도 연료비 부담 확대
日은 긴급 보조금 편성…국내도 대책 필요성 제기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 수입사들은 6월 가스 공급 가격을 kg당 30원씩 인상했다. E1은 이달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스 가격을 kg당 1433.17원, 산업용 프로판 가스 가격은 1439.77원, 부탄가스 가격 1738.05원으로 책정했다. SK가스는 프로판 가격 kg당 1435.73원, 부탄 가격 1740.05원으로 정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국제 LPG 계약가격(CP) 상승 영향이 컸다. 국내 LPG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매월 통보하는 CP에 환율과 해상운임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6월 국내 공급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5월 CP는 프로판 톤(t)당 750달러, 부탄 800달러로 전달과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kg당 30원 인상만으로는 그동안 쌓인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앞서 4월 CP는 프로판이 전월 대비 37.6%, 부탄이 48.1%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5월 국내 공급가격에 kg당 500원 안팎의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실제 인상 폭은 140원 수준에 그쳤고, 이달에도 30원만 반영되면서 미반영 원가가 누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LPG 업계 관계자는 “국제 가격과 환율 흐름을 고려하면 공급가격을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과 시장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가격 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미반영분이 많이 쌓였고, 원가 부담이 계속되면 향후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운영 중인 이모씨(60대)는 “올해 초만 해도 가격이 동결되는 분위기였는데, 3월 중동사태 이후부터 계속 오르면서 지금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경기도 좋지 않은데 연료비가 계속 오르다 보니 요즘은 별로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외에서도 LPG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은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의 지난 4월 LPG 수입 단가는 t당 11만5661엔(약 106만2000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해상운임 상승 여파로 수입 가격이 급등하자 일본 정부는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1000억엔(약 9597억원) 규모의 LPG 요금 지원 예산을 반영했다.
국내에서도 LPG 가격 급등 여파로 공급사와 수요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충격을 완화할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중동 긴장 장기화로 연료 가격 불안이 커지면서 LPG 공급사와 택시업계 모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공급사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하느라 인상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만큼 향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질 경우 택시업계 타격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유와 마찬가지로 LPG에도 유가연동보조금이 적용돼야 한다고 관련 기관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LPG 업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