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내놓은 체코전 전략 “후반 25분 ‘이 선수’ 투입하라”

체코 축구대표팀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경기 하루 전인 11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지대 적응 부족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표정과 억양으로 봐서는 ‘또 그 질문이냐’는 짜증이 묻어났다.
같은 날 박지성(45) JTBC 해설위원의 시각은 달랐다. 박 위원은 “고지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체코 감독으로서는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다. 어느 감독이 그런 질문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체코 감독의 장담은 자신감보다 두려움에 가깝다는 얘기다.
결전지는 해발 1561m 멕시코 과달라하라다. 한국 대표팀은 고지대 적응을 위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주, 과달라하라에서 5일간 훈련했다. 사실상 고지대 적응에 사활을 걸었다.

박 위원은 동의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홈 경기 결과를 보면,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한 팀에 어느 정도 영향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실제로 멕시코는 2019년 이후 자국 홈경기에서 16승7무를 기록했다. 박 위원 본인이 해발 1273m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터트려본 선수다.
그는 “체코는 우리 선수들에 비해 움직임과 활동량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선제 실점을 하지 않고 선제골을 넣는다면 상당히 큰 어드밴티지가 된다”면서 체코 선수들의 발이 느려지는 후반 25분쯤 스피드 있는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면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선발명단이 나오지 않아 누가 후보에 들어갈지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 양현준(셀틱)이 스피드를 지닌 교체 자원이다.
체코의 아킬레스건으로는 오른쪽 수비를 지목했다. 박 위원은 “체코 왼쪽 스토퍼(라디슬라프 크레이치)는 기량이 좋지만, 오른쪽 스토퍼(슈테판 찰루펙)는 민첩성이 떨어지고 돌아서는 움직임이 취약하다”고 했다. 스피드에서 앞서는 우리 공격진이 그 뒷공간을 집중적으로 노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러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한 손흥민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찬스를 골로 마무리 짓는 능력이 있다. 패스를 잘 넣어줄 수 있는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과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체코 장신 공격수들을 막을 해법으로는 철저한 대인마크를 꼽았다. 그는 “체코는 높이를 집중적으로 활용할 거다. 세트피스 때 자기 마크맨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괴롭히면서, 자유로운 헤딩 마무리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달라하라가 우기에 접어든터라 수중전 가능성도 있다. 박 위원은 “체코의 긴 패스와 공중볼을 노리는 전략은 수중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은 “1-1 무승부”를 예상하면서도 “한국이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평가전 이후 부족한 점을 얼마나 보완했는지, 고지대 적응을 전혀 하지 않은 체코가 어느 시점에 승부를 보려 하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과달라하라=박린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용산 이전 신의 한 수” 욕 먹어도…유현준의 ‘광화문 소신’ | 중앙일보
- 박정희 “이제 그만합시다”…서거 며칠 전 MB에 온 ‘천운’ | 중앙일보
- “일베 금지법? 순교자만 양산” 홀로코스트 생존자 딸의 경고 | 중앙일보
- 꽁꽁 묶어 때리고, 옷 벗겨 조리돌림…‘불가촉천민’ 충격 군중재판 | 중앙일보
- 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 중앙일보
- “여기 미쳤어, 오자마자 소맥 4잔을”…숨진 女소방관 카톡엔 | 중앙일보
- “일진 다 끌고와”…여교사도 참교육한 엄마의 ‘학폭 복수’ | 중앙일보
- 보고싶다, 그 환희의 눈물…손흥민, 오늘 네 번째 월드컵 | 중앙일보
- 악몽 된 제주 수학여행…만취 50대 남성, 여고생들에 다가가 벌인 짓 | 중앙일보
- [단독] “국제사회, 코로나 교훈 잊어…에볼라 확산은 그 대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