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충격에'…美 5월 PPI 6.5% 급등(종합)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견인
근원 PPI도 상승률 높아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가 생산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날 소비자물가(CPI)에 이어 생산자물가(PPI)까지 예상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5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7.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1.1%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7%)를 크게 웃돌았다.

생산자물가는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반영하는 지표로, 통상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향후 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노동부는 최종 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 대비 2.8% 상승하며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체 상승분의 약 80%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23.4% 급등해 재화 가격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디젤과 항공유, 천연가스 액화물, 산업용 화학제품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다 중동 지역 물류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에너지 비용이 미국 기업들의 생산 원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식품, 에너지, 거래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8%,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 전월 기준 상승률은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고, 전년 기준 상승률 역시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단순한 유가 충격을 넘어 가격 상승 압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플라스틱 수지와 산업용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했고 운송·창고 서비스 가격도 전월 대비 2.6% 올랐다.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중간재 가격도 가파르게 뛰었다. 가공 중간재 가격은 전년 대비 13.3%, 비가공 중간재 가격은 22.2% 상승해 모두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 가격은 전월 대비 11.8%, 디젤 가격은 15.7%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5월 CPI 역시 전년 대비 4.2% 상승해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도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케빈 워시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약 30%, 한 차례 이상 인상될 확률을 약 69%로 반영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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