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의 이면] 경기 정치권 '수도권 배제 돌파구 마련' 과제
추가 외자 유치, 동력 상실 우려도
기업·대학 “우수 인재 확보 악영향”


산업통상부의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초안에 담긴 '수도권 배제' 기조가 출범을 앞둔 추미애 신임 경기도정의 주요 현안이자 정무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경기지역 정치권과 협력 등도 기대된다. 김동연 도지사가 구축해 온 반도체 산업 기반을 신임 도정이 온전히 승계해 발전적인 미래 정책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시행령 '수도권 배제' 논란을 둘러싼 추 당선인을 비롯해 경기 정치권의 정무적 돌파 여부가 반도체 벨트의 확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개발 초석을 다져온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하면 지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우려 사례로는 '대한민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심장'으로 추진 중인 제3판교 테크노밸리가 꼽힌다. 앞서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올해 3월 제3판교 테크노밸리에 팹리스 기업과 연구소, 지원 기관을 집적화하는 혁신 거점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반도체특별법상의 지원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느냐다. 현재 제3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하는 기업에 적용되는 별도의 특혜는 없는 상태다. GH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되는 지역인 만큼, 반도체와 관련된 직접적인 지원책은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 역시 이곳을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하에 산업통상부에 관련 내용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의 시행령 초안이 원안대로 반영되면 경기도의 팹리스 거점 육성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축적해 온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성과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는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 램리서치 등 글로벌 탑티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을 유치하는 성과를 이어왔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령이 그대로 적용되면 향후 추가적인 외자 유치 기조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도 내부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행령 초안에 대한 도내 대학과 기업들의 반발 기류도 뚜렷하다. 최근 도내 한 공공기관이 기업과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지역 이전에 따른 인력 공급망 위축'이다. 우수 인재가 이동을 꺼리는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분산형 정책은 판교와 용인을 중심으로 이미 형성된 기존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추미애 도정과 정치권으로 시행령 확정 전 중앙정부를 상대로 독소조항 개정을 끌어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도는 이미 2022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반도체산업과'를 신설하고, 글로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 컨트롤타워격인 '경기도 반도체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가다듬어 왔다. 도는 현재 산업부와 국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시행령 초안 철회 및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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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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