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의 이면] 핵심 '전력 공급' 부지…경기도 상대적 유리

김현우 기자 2026. 6. 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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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화옹 간척지·평택항 등 풍부
민간 산단·공장 지붕 등 확대 여력
▲ 경기도 첨단 산업 기업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 '균형발전이냐 역차별이냐'.

최근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이 같은 논쟁이 장기화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과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인 '전력 공급'이다.

1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도권·충청·강원권에 총 12GW 규모 초대형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까지 확대하는 등의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정부는 경기지역에서 시화·화옹지구 간척지와 평택항·평택호 등을 활용해 3GW 이상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도로·철도·농수로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보급 계획도 포함됐다.

결국 이 계획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유휴부지를 발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도가 2024년 재생에너지 설치가 가능한 공공 유휴부지를 실태조사 한 결과, 농경지(118.41MW), 대지(68.16MW), 주차장(40.08MW), 건물대지(11.99MW) 등 상당한 규모가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공공부문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민간 소유 산업단지와 공장 지붕, 유휴부지까지 포함할 시 재생에너지 확대 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도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도 조사에서 상당수 시·군이 공유재산 사용료를 1% 수준으로 낮췄으나 도로와 공원, 하천, 공유수면 등에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전용부담금과 개발부담금, 이격거리, 개발행위승인 규제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제도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담당 부서의 업무지만 사용·점용허가에 따른 책임은 재산 관리 부서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소극적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선 인허가와 관리 등을 정부가 신속히 개선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 지난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선경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반도체 분야 일자리 두드림 구인·구직의 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참여해 구직자들과 1대1 맞춤형 면접을 진행하고 현장 채용을 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전력 인프라에 대한 법적 의무도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송석준·손명수 의원 등 여·야 의원 36명은 '국가인프라기본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법안은 대통령 소속 국가인프라위원회를 설치해 에너지·교통·첨단산업 인프라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의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인프라 범위에 발전·송변전·배전망 등 에너지 인프라와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인프라를 포함했다. 또 전략사업으로 지정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특례와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은 이미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 예로 경기도와 한국전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도로-전력망 공동건설' 모델을 실무협의 중이다. 해당 구상은 도로를 새로 건설할 때 하부 공간에 전력망을 함께 구축해 송전망 건설에 따른 주민 갈등과 인허가 지연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존 송전망 건설 방식보다 사업 기간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도 관계자는 "입지 논쟁보다 더 중요한 건 전력 대책"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함께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과 전력망 구축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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