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가져온 패배 기운, 테일러 스위프트가 퇴치했다...뉴욕 닉스 29점차 기적의 역전승, 우승까지 1승 남았다

배지헌 기자 2026. 6. 1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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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9점 차 뒤집은 NBA 파이널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극
-브런슨·아누노비 33점 합작…테일러 스위프트 직관 속 가든 '광란'
-웸반야마, 1쿼터 도발의 부메랑…샌안토니오, 후반전 단 30점 그치며 자멸
OG 아누노비(사진=뉴욕 닉스 SNS)

[더게이트]

역사에 남을 팁인이었다. OG 아누노비의 손끝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절망에서 환희로 바꿨다. 뉴욕 닉스가 NBA 역사에 남을 대역전승을 거두고 53년 만의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

뉴욕 닉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NBA 파이널 4차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107대 106으로 꺾었다. 전반 한때 29점 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뒤집은 이 승리는 NBA 파이널 역사상 최대 역전승으로 기록됐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 1973년 이후 53년 만의 우승까지 이제 단 1승이 남았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닉스(사진=뉴욕 닉스 SNS)

전반전은 샌안토니오의 학살쇼…웸반야마의 트래시 토크

전반까지만 해도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거대한 초상집이었다. 샌안토니오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12대 2로 치고 나가며 뉴욕을 압도했다. 1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41대 22. 원정팀이 기록한 역대 파이널 1쿼터 최다 리드였다.

기세를 잡은 웸반야마는 악동같은 면모까지 뽐냈다. 닉스 센터 미첼 로빈슨의 팔꿈치 가격에 쓰러진 웸반야마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키득키득 웃었다. "내가 네 머릿속을 완벽하게 지배했다"는 표시였다. 뉴욕 팬들의 새 '빌런' 역할을 즐기는 듯한 모습. 흥분한 닉스 선수들이 자제력을 잃어가는 사이, 분위기는 완전히 샌안토니오 쪽으로 흘렀다.

샌안토니오는 웸반야마·데빈 바셀·딜런 하퍼·팍스 등 4명이 전반에만 59점을 합작했다. 전반 3점슛 14개 성공은 NBA 파이널 역사상 전반 최다 기록이었다. 전반 종료 스코어는 76대 49, 27점 차. 하프타임 휘슬이 울리자 MSG에는 고요한 침묵 속에 홈팬들의 야유가 울려퍼졌다.

3쿼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뜨거웠던 샌안토니오의 외곽포가 거짓말처럼 식었다. 뉴욕은 질척이는 수비로 상대를 괴롭히며 점수 차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경기 후 조시 하트는 "29점 뒤질 때 어떻게 뒤집지를 생각하면 못 이긴다. 일단 20점 차로 줄이자, 그다음엔 10점 차로 좁히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격차는 15점(90대 75)으로 좁혀졌다.

4쿼터가 되자 에이스 제일런 브런슨이 살아났다. 벤치에서 투입된 호세 알바라도도 4쿼터에만 8점을 보태며 흐름을 가속시켰다. 종료 4분 34초 전 4점 차까지 줄인 뉴욕은 종료 1분 22초를 남기고 마침내 첫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종료 30초 전 캐슬의 자유투 2개로 샌안토니오가 다시 1점 앞서 나갔다. 여기서 브런슨의 점프슛이 빗나갔고 팍스가 리바운드를 잡았다. 하지만 팍스는 시간을 끌어 파울을 유도하는 대신 직접 레이업을 시도했고, 이 순간적 판단이 패착이었다. 귀신처럼 따라붙은 아누노비가 블록슛으로 공을 다시 따냈다. 

뉴욕의 마지막 공격. 아누노비가 인바운드 패스를 브런슨에게 넣었고 브런슨이 종료 4.3초 전 먼 거리 3점슛을 던졌다. 공이 림 앞쪽을 맞고 높게 튀는 순간, 아누노비가 웸반야마를 제치고 하퍼를 뛰어넘어 높게 솟아올랐다. 손끝으로 '톡' 건드린 공이 림을 갈랐다. 남은 시간은 1.2초. 점수는 107대 106. 샌안토니오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로 끝나면서 경기는 닉스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흥분한 뉴욕 팬들이 코트로 쏟아져 들어왔다.

브라운 감독은 아누노비의 마지막 팁인에 대해 "뉴욕 농구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슛"이라며 극찬했다. 아누노비는 "원래 덩크를 하려 했는데 공이 너무 높이 튀어서 팁인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아누노비는 3점슛 7개를 포함해 33점으로 '파이널 MVP를 아누노비에게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맹활약했고, 에이스 브런슨도 36점 7어시스트로 폭발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MSG를 찾았다(사진=뉴욕 닉스 SNS)

테일러 스위프트가 온 날, 트럼프 잔혹사는 씻겼다

닉스의 극적인 드라마에는 웸반야마의 후반 부진도 한몫했다. 샌안토니오가 29점이나 앞선 상황에서도 전반 24분 중 무려 21분을 소화한 웸반야마는 후반 들어 체력이 완전히 바닥났다. 결국 종료 1분 47초 전, 1점 차로 뒤진 결정적인 기회에서 자유투 2개를 연달아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전반 야투 성공률 60%로 76점을 올렸던 샌안토니오는 후반전 야투 39개 중 단 8개만 성공(성공률 20.5%)하며 단 30점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전·후반 득점 차 '46점'은 1954-1955시즌 24초 샷클락 도입 이후 역대 파이널 최다 타이 기록이다. 웸반야마는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이 경험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한편 이날 MSG의 셀러브리티 석에는 특별한 장면이 펼쳐졌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여성 밴드 하임 멤버들과 함께 코트사이드에서 닉스를 열렬히 응원했다. 지난 3차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삼엄한 경비 속에서 허무하게 패하며 연승이 끊겼던 우울한 분위기를 단숨에 날려버린 대조적인 장면이었다.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벤 스틸러 등 골수 팬들도 자리를 지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역사는 이제 뉴욕의 우승을 보장하고 있다. 역대 NBA 파이널에서 3대 1 리드를 잡은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친 경우는 38회 중 단 한 번뿐이다. 유일한 예외는 2016년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뿐이었다. 53년 묵은 갈증을 풀어낼 운명의 5차전은 오는 14일 오전 9시 30분, 샌안토니오의 홈인 프로스트 뱅크 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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