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도 삼성도 멈췄다…반도체 공장 덮친 악재
전반적 공정 지연 불가피
삼성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도 차질
전운련, 운송단가 6% 인상 고수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의 파업 여파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의 레미콘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의 타설 일정까지 취소된 터라 이번 레미콘 파업이 국내 반도체 산업 현장 전반의 피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운련의 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납품하는 레미콘 제조사들의 출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약 420만㎡(127만평) 규모의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향후 첨단 반도체 공장 4개를 포함해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각종 첨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성신레미콘·한라엔컴 등 용인 지역 레미콘 제조사 10여곳이 해당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 왔으나 파업 여파로 출하가 중단된 상태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파업이 시작된 이후 직영 믹서트럭과 용차,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을 가능한 한 동원해 물량 운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평택, 용인 지역에서 활동하는 레미콘 운송 사업자의 90% 이상이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전운련 소속인 데다, 지역 제조사의 경우 직영 믹서트럭 비중도 작아 운송 차질이 특히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기준 수도권 일평균 레미콘 출하량은 약 20만㎥ 수준이었는데 현재 공급량은 평시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서도 예정됐던 반도체 타설 작업이 취소되면서, 레미콘 운송노조의 파업 여파는 평택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가 됐다. 앞서 전운련 소속 조합원들이 평택 삼성전자 공사 현장 배치플랜트(BP) 앞을 개인 차량으로 막아서면서 레미콘을 운반하려던 평택 지역 제조사 두 곳이 납품을 중단해 타설 작업이 취소됐다. 일정이 촘촘하게 진행시켜야만 하는 반도체 설비 공사 현장의 특성상 레미콘 타설이 지연되면 후속 공정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전운련은 8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 레미콘 운송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전운련과 레미콘 제조사 측은 9일 국토교통부 중재 아래 운송단가를 1회당 4200원(5.5%)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전운련 소속 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7222명(96.1%) 중 4931명(68.3%)이 반대하면서 최종 부결됐다. 전운련이 수도권 운송단가를 대전권 수준인 약 6%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다.
전운련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만큼 사측과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조합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안이 마련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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