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동해안~동서울 HVDC' 베일 벗었다…전선 빅3, 공구별 분할 낙찰

김진영 2026. 6. 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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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단계 LS·대한·일진전기 3사 분점
향후 '서해안 고속도로' 수주전 가열 예고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초대형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인 동해안~동서울 초고압직류송전(HVDC) 지중케이블 조달 사업의 향방이 국내 전선 업계 '빅3'의 분할 수주로 가려졌다.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 장기화 리스크를 줄이려는 발주처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전선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 상생조달처 계약실은 지난 9일 총사업비 3000억원 규모의 '500㎸ 동해안~동서울 HVDC EP 2단계 지중송전사업'에 대한 케이블 구매 입찰을 마감하고 낙찰 대상자를 선정했다. 최종 개찰 결과, 핵심 전력선 구간인 1공구는 LS전선, 2공구는 대한전선이 각각 거머쥐었으며 70㎸급 중성선 물량이 배정된 3공구는 일진전기 품으로 돌아갔다.

LS전선 직원이 500kV급 HVDC 케이블이 투입되는 '동해안-신가평' 시공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S전선

동해안~동서울 송전망은 동해안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 소모가 극심한 수도권으로 직접 수송하는 국가 핵심 기간망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대규모 매출 달성은 물론, 향후 글로벌 초고압 송전 시장 입찰에서 결정적 자산이 될 국내 실적(트랙 레코드)을 확보할 기회여서 업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됐다.

한전 측은 "특정 기업에 물량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예상치 못한 병목현상이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구별 분할 계약을 밟아야만 개별 공정 속도를 높이고 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EP 1단계에 이어 이번에도 개별 입찰 분산 원칙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앞서 '동해안~신가평 HVDC'(EP 1단계) 사업에선 LS전선이 플러스(+), 마이너스(-) 전력선 케이블을 수주했고, 중성선 구간은 일진전기가 맡아 공급한 바 있다.

이번 2단계 입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대한전선의 본사업 첫 진입이다. 그동안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500㎸급 제품 개발에 매진해 온 대한전선은 이번 2공구 확보를 통해 고대하던 국내 첫 HVDC 메이저 실적을 거두게 됐다. 기존 1공구 수주로 강자의 입지를 증명한 LS전선과 더불어 기술력을 입증해 내면서, 내년 발주가 예상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차기 대형 국책 송전망 사업권을 둘러싼 양사의 수주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마감된 EP 2단계 사업은 자재 생산부터 현장 포설·설치까지 일괄 책임지는 설치조건부 구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체 조성 규모는 전력선 2개 공구와 중성선 1개 공구를 합쳐 총연장 약 256㎞에 달한다. 규격별로는 500㎸급인 1공구가 85.508㎞, 2공구가 85.559㎞이며, 70㎸급인 3공구는 85.328㎞다.

낙찰 지위를 확보한 전선 3사는 조만간 정밀 세부 산출내역서를 발주처에 제출하고 본계약 체결을 매듭지은 뒤 본격적인 케이블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전 측은 이달 안으로 최종 계약서 날인을 마무리하고, 정식 설계도면 심사와 제품 규격 검토 등 후속 기술 승인 절차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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