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거짓말"... 임성근, 국회 위증 징역 1년 6개월 선고
[김화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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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외압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
| ⓒ 이희훈 |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국회에서 기억에 반해 고의로 위증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가 구명로비 의혹 핵심인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모르며,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 선고기일에서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채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 구형(징역 3년)의 절반 이상으로 선고한 것이다.
조 재판장은 "국회가 2024년 채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등을 규명하고자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실시했고, 피고인은 증인 선서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최대한 성실히 사실대로 답변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있었다"고 강조하며 임 전 사단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년 9개월 간 '기억 안 난다'던 휴대전화 비번, 영장 임박하니 기억? 수긍 어렵다"
임 전 사단장은 2025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는 있으나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나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구속영장 청구 직전 "기적적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확인했다"며 스무자리 비밀번호를 수사팀에 제공한 점을 근거로, 이 발언을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조 재판장은 "2025년 10월 17일 국회 증언할 당시 기억하지 못했던 23자리의 비밀번호를 불과 3일 만에,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하자 갑자기 기억해냈다는 것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임 전 사단장을 질타했다.
이어 "(오히려) 피고인은 (특검으로부터 돌려받은) 휴대전화를 지참하고 부산에 내려가 (사촌인) 박철완 검사를 만난 뒤 평소 기억하고 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 (휴대전화) 내용을 함께 확인했다"며 "증거인멸 염려라는 구속사유를 정리하고자 잠금을 해제한 휴대전화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국정감사 당시에도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9개월 동안 수사기관에 제공하지 않았던 휴대전화 비밀번호에 대해 (특검의 구속) 영장 청구가 임박해 오자 불과 3일 뒤 비밀번호를 기억해냈다는 주장을 시작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론 종결 이후에도 거짓 주장을 진실처럼 보이게끔 허위 진술과 자료의 확대 재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종호 만난 사실 없다?... 국회 조사 기능 저해하고 국민 기대 저버린 것"
조 재판장은 임 전 사단장이 구명로비 핵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모른다고 발언한 것도 위증으로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5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전 대표와의 만남 여부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하지만 배우 박성웅씨가 '2022년 서울 강남에서 임 전 사단장, 이 전 대표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하면서 특검은 해당 발언 또한 위증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조 재판장은 "박성웅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임에도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에 대한 호칭과 당시 술자리에서 나왔던 얘기들, 피고인을 본 느낌 이런 부분에 관해 (진술이) 일치하므로 만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2025년 구명로비 의혹 규명을 위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종호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나왔으나 (피고인은) '이종호를 만난 사실과 알고 지낸 사실도 없다'고 진술함으로써 국회조사 기능을 저해하고 진실 발견에 대한 국민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2025년 10월 18일 이종호의 변호인을 통해 박성웅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다음 직접 '자신을 본 게 맞는지' 따지는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와 같은 태도는 법정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권위와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임 전 사단장이 한미 연합 쌍룡훈련(2023년) 당시 이 전 대표 등 그의 구명로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사람들을 초청하고도 해병대사령부가 초청한 것처럼 국회 청문회(2024년)에서 발언한 것도 위증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온 국민 앞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훼손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임 전 사단장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갑작스럽게 받다 보니 경황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같은 재판부에서 지난 5월 8일 채해병 사망사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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