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은 ‘접점’이었다… 이 교회가 세상과 만나는 법
“복음 훼손 없이 시대와 접점 찾아야”
김병삼 목사 “정답 아닌 하나의 길 나누는 자리”

특정 교회의 사역 방식이 한국교회의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김병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목사는 오는 23~25일 열리는 ‘만나IC 2026 콘퍼런스’를 앞두고 “각 교회가 기독교의 본질 안에서 맡은 소임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나IC는 만나교회가 축적한 교회 운영 철학과 노하우를 한국교회와 나누는 자리다. 올해 주제는 ‘우리가 그리는 교회’다. 오랫동안 ‘선교적 교회’를 지향해 온 만나교회가 현장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적용 가능한 방법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 배우 김정화, 찬양사역자 유은성 등 대중에게 친숙한 인사들이 강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간과 소통, 예배 음악 등 교회가 세상과 만나는 접점을 짚는다. 만나교회 소속 실무자와 일반 교인 리더들은 AI 활용, 행정·재무, 브랜딩 등 현장 경험을 공유한다.
김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정답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참고할 수 있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를 나누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만나교회 방식이 모든 교회가 따라야 할 표준은 아니지만, 먼저 고민하고 시도한 경험을 각 교회가 자기 상황에 맞게 참고하길 바란다는 뜻이다.
그는 교회의 본질을 하나의 문장으로 묶기보다 ‘사명’에 방점을 찍었다. 모든 교회가 신앙 공동체라는 근본 목적은 같지만, 세상 속 구체적 역할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목사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서로 다른 사명을 인정해주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자신과 다른 방식을 함부로 비난하거나 이단으로 몰아세우는 분위기를 꼬집은 것이다.
이러한 성숙함은 미래 예측이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를 넘어 이미 펼쳐진 ‘다음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과열, 1인 가구 증가, 청년층 생활 변화, 신학생 감소 등은 교회가 더는 외면하기 어려운 변화다. 그는 “신앙의 본질은 붙잡되 문화까지 과거 속에 가둬두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변화를 읽고 대처하는 뼈대는 확고한 목회철학이다. 올해 콘퍼런스 흐름도 ‘목회철학’에서 출발해 ‘다음시대’를 지나 본질인 ‘예배’로 이어진다. 김 목사는 “목회철학이 없는 목회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며 “복음을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지가 목회철학이며, 이는 결국 예배로 모인다”고 말했다.
성장과 부흥에 대한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내면의 생기가 회복되는 ‘리바이탈라이제이션(Revitalization)’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역동성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부흥을 꾀하면 무리수가 생기고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흐를 수 있다”며 “내적 회복이 일어나면 성장은 아이가 크듯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했다. 방법론보다 전심을 다 해 예배하고 사명을 붙드는 태도가 먼저라는 설명이다.
콘퍼런스에서 다뤄질 공간, 데이터, AI, 브랜딩, 행정·재무 등 현실적 주제들도 복음을 시대의 언어로 전하기 위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 김 목사는 “시대와 삶은 달라지는데 교회 내부 문화만 고집하면 밖으로는 낯선 문화를 강요하게 된다”고 했다. 만나교회가 교회 안에 흡연실을 둔 일도 같은 맥락이다. 담배를 권장하려는 공간도, 모든 교회가 따라야 할 정답도 아니었다. 복음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회 밖 사람이 교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찾은 ‘하나의 길’이었다.
교회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행정과 재무 시스템 역시 젊은 세대와 비신자도 수긍할 수 있는 합리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김 목사는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복음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교회와 멀어지는 3040 세대와 청년을 향해서는 ‘환영’과 ‘경청’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성세대 중심의 기획을 멈추고 그들의 실제 필요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는 위한다고 하지만 표현을 우리 방식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자 수급난 시대에 발맞춰 일반 교인의 리더십도 재조명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 신학생은 계속 감소하고 목회자는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평신도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목회를 함께 감당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실무와 교육을 맡을 일반 교인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목사는 만나IC가 만나교회의 활동을 자랑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무엇을 해왔는가가 아니라 왜 이런 고민을 했는가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을 향한 당부도 간단하고 명료했다. “듣고 돌아가 한꺼번에 다 하려 하지 말고, 해마다 딱 한 가지씩만 시도하십시오. 하나씩만 제대로 실천해도 5년 뒤에는 잘하는 것 다섯 가지를 가진 교회가 됩니다.”
성남=손동준 김연우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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