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군 납품 자재 부풀려 수억 편취…美 공군기지 압수수색

검찰이 미군 납품 자재 가격을 부풀린 뒤 차액을 편취한 주한미군 근무자 혐의와 관련해 주한미군 공군기지를 압수수색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11일 오전 주한미군 모 사업국에서 근무하던 계약감독관 A씨의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하고 군산 공군기지와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부대 내 A씨 사무실의 장부,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참고인 신분인 동료 직원 C씨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미국 국방부 검찰단 범죄수사대, 육군 범죄수사대로 구성된 이른바 ‘미국 금융범죄 TF’와 공조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미군 기지 협조를 받아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미 연방정부가 정한 절차에 따라 회당 2만달러(한화 약3000만원) 이하의 자재와 장비를 정부구매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A씨는 전기자재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B씨에게 “미 군산 공군기지 유지보수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정상가보다 2~10배 높은 가격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차액 상당을 달라”는 취지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1년~2025년 1월쯤까지 B씨를 통해 약 160회에 걸쳐 12억4000만원 상당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B씨에게 약 2억4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미 연방정부 조달 규정에 맞지 않는 물품이 들어오기도 했다. A씨 등은 B씨에게서 받은 중국산 물품 상자에 ‘MADE IN CHINA’가 써있자 ‘MADE IN USA’로 라벨갈이 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A씨는 정상적 거래로 위장하기 위해 B씨에게 업체 3곳 이상의 견적이 필요하다며 임의로 2개 사업장을 설립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 견적서는 임의 작성하게 하고 납품 가격을 정해주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A씨는 결혼 축의금 명목으로 수천만원, 치과 치료비, 점심 비용 수십만원 등 주기적으로 용돈을 요구해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보름 기자 kim.boreu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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