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총선 2241표 무효 만든 선관위…후보에만 알리고 정정 안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개표 결과를 잘못 입력해놓고 2년이 흐른 현재까지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번 6·3 지방선거 전북교육감 개표 결과를 잘못 입력해 공식 사과한 선관위가 과거에도 개표 결과를 착오 입력하는 과오를 저지른 것이다.
경기도선관위와 수원영통구선관위는 지난 2024년 4·10일 치러진 22대 총선 수원시정선거구 개표 결과를 잘못 입력했다. 최종 개표 결과가 아니라 투표지분류기에 투입해 분류된 결과를 착오 입력해 무효표가 유효표로 정정되기 전 수치가 반영됐다.
당시 수원정 선거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의원)과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수원정 당협위원장)이 맞붙었다. 공표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 6만9881표(50.87%), 이 후보 6만7504표(49.13%)를 얻어 김 후보가 2377표 차로 이겼다.

문제는 무효투표수였다. 공표된 개표 결과상 무효표는 4696표(3.31%)다. 하지만 실제 무효표는 2455표(1.73%)로 정정 집계됐다. 착오 입력된 무효투표수에서 실제 무효투표수를 뺀 2241표 중 1089표가 김 후보, 1152표가 이 후보를 택한 유효표였던 것이다.
개표 결과에 대해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 쪽 참관인들과 당원들 사이에선 “무효표수가 이상하다” “득표수가 이렇게 적을 리가 없다”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별도 대응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수원정에선 수원 지역 5개 선거구 중 무효표가 가장 많이 나왔던 터라 유권자들이 선택을 하지 않는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도 따라붙었다.
수원영통구선관위는 2024년 4월 10일 본투표 2달여 후인 같은 해 6월 26일에야 각 후보자에게 개표 결과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각 후보자를 수신처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결과 정정에 관한 안내’ 공문을 작성해 직접 찾아가 설명했다고 한다.
이수정 위원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선관위 직원 3명이 학교 연구실(경기대 교수 재직 중)로 찾아와서 공문을 꺼내 보여주더니 극구 사죄를 하면서 본인들이 잘못 입력해 징계를 받게 생겼다고 하더라”며 “당락이 바뀌는 건 아니라서 유감을 표하고 확인서에 서명했다.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내가 오만했다”고 말했다.

잘못 입력한 각 후보의 득표수와 무효투표수 결과는 현재까지도 선관위 홈페이지 개표 결과에 그대로 남아있다. 선관위는 2024년 6월 공문에 해당 선거구에 대한 국회의원 선거무효 소송이 대법원에 제기됐기 때문에 소송이 끝난 뒤 개표 결과를 정정하겠다고 명시했다. 오류를 발견한 뒤 바로잡지 않고 방치하면서 선거무효 소송이 제기됐다는 점을 들어 정정하지 못하는 이유로 삼은 것이다.
시민 15명이 지난 2024년 5월 9일 영통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소송은 대법원 특별1부에 계류 중이다. 2024년 12월 17일과 지난해 3월 18일 두 차례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이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 결과가 잘못돼 정정한 결과를 후보자들에게 공문으로 전달하고, 담당자가 징계를 받은 전반적인 사실관계는 맞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회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준혁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선관위의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인해 경기도 최대 무효표 지역구로 ‘수원정’이 거론됐고, 이를 많은 언론사에서 인용해 본의 아니게 곤욕을 치렀다”며 “선거를 치른 지 2년이나 지났는데 잘못된 정보가 아직도 수정되지 않았다는 데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선관위의 부실 운영에 대해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도 오류

한편 경기도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개표 과정에 결과를 착오 입력해 대국민 사과문을 배포했다. 성남 중원구 금광2동 제3투표소와 광주 초월읍 제2투표소에서 개표 결과를 잘못 집계해서다. 후보자 순서를 뒤집어 입력한 금광2동 3투표소에선 임태희 후보가 337표에서 368표로, 안민석 후보는 368표에서 337표로 개표 결과가 바로잡혔고, 투표소 명을 잘못 입력해 중복 집계된 초월읍 제2투표소에선 임 후보와 안 후보 각각 668표에서 869표, 582표에서 798표로 정정됐다. 당락엔 영향이 없으나 당선된 안 후보와 낙선한 임 후보의 득표 차가 기존보다 47표 좁혀졌다.
전북선관위와 전주완산선관위도 앞서 이번 지방선거 전북교육감 개표 결과를 중복 입력해 공표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인정했다. 중화산1동 제3투표소 투표록에 제1투표소로 잘못 기재된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3투표소 개표 결과를 1투표소 결과에 동일하게 입력한 것이다. 전북선관위는 이날 개표 결과 오류에 대해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중앙선관위 승인을 받아 개표 결과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진 다 끌고와”…여교사도 참교육한 엄마의 ‘학폭 복수’ | 중앙일보
- 여중생 “쌤과 그 여관 못잊어”…S대 출신 미남교사 끔찍 실체 | 중앙일보
- 첫째 아들 조울증 10년 뒤…“난 예수야” 둘째까지 덮쳤다 | 중앙일보
- 꽁꽁 묶어 때리고, 옷 벗겨 조리돌림…‘불가촉천민’ 충격 군중재판 | 중앙일보
- 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 중앙일보
- 악몽 된 제주 수학여행…만취 50대 남성, 여고생들에 다가가 벌인 짓 | 중앙일보
- 샤워실서 여성 비명 울렸다…‘몰카’ 찍던 캠핑장 사장 충격 근황 | 중앙일보
- 내로남불 4050 거부한다…앵그리 영, 그들의 선전포고 | 중앙일보
- 유명 사찰 주지의 이중생활…4년간 47차례 마카오 원정 도박 | 중앙일보
- 청량리역에선 못 탄다, 아는 사람만 타는 ‘비밀의 열차’ 여행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