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붙인다고 성과 안 난다”…기업 AI 전환, 데이터 재설계가 관건

이안나 기자 2026. 6. 1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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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구글클라우드·세일즈포스 “흩어진 데이터·기존 업무 방식이 최대 장벽”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AI 에이전트 전환에 나서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부딪히는 벽이 있다. 화려한 기술 시연과 달리 막상 도입해 보면 데이터는 흩어져 있고 전략도 부재 상태다.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트 전환의 본질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전략 재설계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일즈포스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6’ 에서 배정희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우영진 구글클라우드 부문장, 이충환 세일즈포스 본부장이 참석해 에이전트 전환의 실질적인 전략과 과제를 짚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기업의 손익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 배정희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글로벌 고객사 사례를 인용해 “영업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결과 분기 매출이 12% 성장하는 동안 투입 인력은 절반으로 줄었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합산하면 손익 개선 효과가 15%가량 나왔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콜센터를 예로 들며 “과거에는 상담 시트를 파는 것이 매출이었지만 에이전트가 들어오면 성공한 상담 건수 자체가 매출의 동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매출과 비용이 함께 움직인다는 전통적 공식이 에이전트 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배 파트너는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두고 생산성만 20% 높이면 직원들만 좋아지고 회사 손익 개선 효과는 없다”며 에이전트 중심의 업무 방식 재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파트너는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스포칼립스’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대거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데이터를 보유한 SaaS는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인프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SaaS 전체의 종말이 아닌 선별적 생존을 전망했다.

데이터 문제는 구글클라우드와 세일즈포스 현장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장벽이다. 우영진 구글클라우드 부문장은 “실제로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나서 부딪히는 가장 큰 벽은 내부 데이터와의 연동”이라며 “처음부터 데이터가 완벽하게 정리된 기업은 솔직히 못 봤다”고 말했다.

이충환 세일즈포스 본부장도 일본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사례를 들며 이를 뒷받침했다. 그는 “그룹사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AI 프로젝트였는데 막상 진행해 보니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실제로 활용 가능한지조차 파악이 안 돼 결국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브스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AI 프로젝트의 85~95%가 실패하며 그 1위 원인이 데이터 품질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 본부장은 “대체보다는 역할 재설계라는 표현이 맞다”며 “반복 업무는 에이전트가, 판단과 공감이 필요한 영역은 사람이 맡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문장도 “에이전트에 워크플로우를 알려주고 결과물로 의사결정을 하며 그 책임을 지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며 “비즈니스 맥락과 조직 문화를 이해하는 영역은 아직까지 사람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AI 에이전트 전략을 당장 시작하려는 기업에 각자의 조언을 내놨다. 배 파트너는 “전략, 기술, 플랫폼, 데이터를 따로 가져가는 방식은 안 된다”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에서 톱다운으로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우 부문장은 “명확한 투자대비수익(ROI)·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스프린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고, 이 본부장은 “내일 당장 할 일은 회사 안에 고객 데이터가 어디에 흩어져 있는지 훑어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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