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이색 풍경… 외로운 고깃배는 노란 꽃바다서 노닐고…
소셜미디어 명소 ‘거전리 폐선’
인근엔 갓민가사섬·새만금수목원
메타세쿼이아길 옆 황금빛 보리밭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에 걸쳐 있는 ‘새만금(萬金)’은 33.9㎞ 길이의 방조제를 쌓아 조성한 간척지다. 김제(金堤)·만경(萬頃) 평야를 일컫던 ‘금만(金萬) 평야’의 금만을 ‘만금’으로 바꾸고 새롭다는 뜻의 ‘새’를 덧붙여 만든 말이다. 새만금개발청이 산업·도시·관광·농업 등 복합 용지로 개발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정해지지 않아 주소가 부여되지 않은 곳도 많다.
주소도 없는데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다. 버려진 폐선 주변에 노란 금계국이 피어 있어 사진작가와 인생샷을 건지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제 거전리 폐선’으로 알려진 곳이다. 주소지로는 검색이 안 돼 가까운 곳의 주소나 지명으로 다가가서 찾아가야 한다.
인근에 ‘국립새만금수목원’이 공사 중이다. 바로 앞에 ‘갓민가사섬’(김제시 광활면 창제리 산1)도 있다. 이곳을 내비게이션에 검색해서 찾아간 뒤 좀 더 가야 한다. 공사장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한 뒤 두 블록 지나 우회전 후 직진하면 오른쪽에 보인다. 네이버 지도 항공사진을 확대하면 확인할 수 있다.
갓민가사섬은 새만금 간척지 안에 형성된 작은 섬으로, 진봉 새만금 보리밭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간척 이후 섬 꼭대기에 전망대가 설치됐다. 주변이 광활한 평원이어서 낮은 높이에 비해 조망이 빼어나다. 보리밭과 서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졌다. 특히 일몰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초록 청보리밭의 조화가 아름다워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주변에 놓인 피아노 한 대도 이색적인 풍경을 더한다.
실제 다가가 보면 낡고 녹슨 배 한 척이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노란빛으로 화사한 금계국꽃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다. 꽃바다를 항해하는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거친 파도를 가르며 바다를 누비던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육지에서 고요하게 휴식을 취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국립새만금수목원 공사장이, 서쪽으로 ‘새만금 만경대교’가 보인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은 국내 최초 해안형 수목원으로 농생명용지 6-1공구 151㏊ 부지에 조성 중이다. 총사업비 2115억원을 들여 2023년 착공, 내년 준공 예정이다. 올해 하수 처리 시설 설치 등 토목 공사, 전시원 식재 등 조경 공사, 온실 건축 공사가 진행된다. 새만금수목원이 준공되면 연간 28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조7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1만6000명의 고용 창출도 예상된다.
새만금 남북도로의 랜드마크인 새만금 만경대교는 역 아치 형태(넓은 U자 모양)로 수면 위에 떠 있는 초승달 모양으로 디자인돼 있다. 대교 위에 솟은 리버스 아치의 양 끝 높이가 서로 다르다. 비행기 고도 제한선에 맞춘 ‘비대칭 리버스 아치교’다. 이곳의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붉은 기운을 뿜는 금빛 태양이 초승달 안에 안긴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해를 품은 달’이 된다.
새만금수목원 공사장 가까운 곳에 청년 스마트팜 단지가 조성돼 있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내 첫 농업 생산 시설로, 연동형 비닐하우스 0.2㏊(약 600평) 규모다. 현재 청년 농업인이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도매 시장 및 온라인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인근에 심포항이 있다. 새만금방조제가 들어서기 전 만경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퇴적물이 축적되면서 백합의 주 생산지였던 곳이다. 당시 조개구이집이 즐비했다고 한다. 방조제 조성으로 백합은 사라지고 조용한 항구로 남아 있다. 잔잔한 강물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배의 흔들림과 반영이 고요한 풍경을 펼쳐놓고 있다.

죽산면사무소에서 수교삼거리까지 약 3.2㎞ 구간에 김제 메타세쿼이아길이 이어진다. 1996년에 식재된 400여 그루가 도로 양옆에 줄지어 서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높은 건물 없이 논과 밭이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 가운데 우뚝 솟은 나무 주변엔 보리밭이 누렇게 색을 갈아입고 있다. 봄에는 연둣빛 새순이, 여름에는 짙은 초록 녹음이, 가을에는 황금 들녘과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단풍이,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 나목이 지평선과 맞닿아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김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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